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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화 Oct 08. 2020

소아과 의사가 몰랐던 진짜 육아

나는 소아과 의사다. 책을 통해 지식을 배웠고 아기를 낳고 나서야 진정한 육아를 경험하고 있다. 전문의 시험을 보면서 첫아기를 낳아 '초보 엄마' 타이틀을 얻었다. 소아과 전문 지식이 많으니 육아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리원 퇴소 후,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책에 있는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엄마가 되니 불안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았다. 아기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이것이 괜찮은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책을 뒤적거리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비슷한 경험 기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육아에 자신이 있고 누구보다 훌륭한 노하우가 있어서가 아니다. 의사 엄마도 시행착오를 거쳐 육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육아를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았다. 온종일 아기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생길 때면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우울한 엄마로 사는 것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올해 초 블로그에 아기와 일상을 담은 글과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재미있게 읽었다는 댓글을 보니 힘이 났다. 오랜만에 무엇인가에 집중하면서 생기를 얻을 수 있었다. 아기가 어렸을 때부터 간간이 써온 일기장의 도움이 컸다. 그것을 토대로 육아 관련 글을 쓰기로 했다. 아기가 잠들면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했다. 


올해 우리 아기는 만세 돌을 맞는다. 지난 3년간 되돌아보면서 기억나는 일화들을 정리해보았다. 아기의 일상에서 주제를 찾아 전문 지식과 의료현장의 경험을 담으려고 했고 엄마가 된 내 생활도 이야기 안에 풀어내고 싶었다. 백과사전처럼 의학지식을 빼곡하게 담기보다 말랑말랑하고 현실감 있는 내용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잘못된 의학정보가 아닌 의사가 바라보는 육아 에세이를 만들고 싶었다. 처음 목표는 초보 엄마의 교과서였으나 만들고 보니 육아 선배의 일기장이라는 표현이 나을 것 같다.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다. 육아는 정답이 없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으면 훨씬 수월해진다. 나눔과 도움을 실천하는 마음에서 짧은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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