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친 글은 없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분들이 글쓰기 시작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저도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했어요. 그래서 비싼 수강료를 내고 그림 수업을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해서 시작을 못하는 저에게 그림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망친 그림은 없어요. 그냥 끝까지 그리세요."
제 스스로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끝까지 완성하고 나면 그럴 듯 했어요.
그림 수업에 그림 잘 그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다들 피카소 저리 가라 입니다. 왜 그림 수업을 또 듣는지 모를 분들이 많아요.
그 자리에서 저는 위에 그린 그림처럼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고 공개했어요!!!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하시는 분들
첫 글을 쓰고, 그 이후에 진척이 없는 분들
'이 글을 어떻게 공개해. 부끄러워. 창피해'
귤을 까먹듯이 글쓰기를 해보세요.
한 단어를 쓰고, 그 다음 단어를 쓰고, 마치 휴대폰에서 문장 자동완성을 하듯이 말이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금방 끝났습니다.
위의 문장은 제가 핸드폰에 "하루"라고 단어를 쓰니까 그 다음 단어를 자동으로 추천해줘서 완성한 문장입니다. 한 문장을 쓰고 그 다음 문장을 쓰면 한 단락이 완성됩니다. 예전에 원숭이들을 수천번 수만번 무한대에 가깝게 타자기를 치게 하면 언젠가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쓸 수 있다 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우연이 무한하게 반복되면 어느 순간이 온다는 말이었죠. 그때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AI가 발전한 지금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게 한 단어, 한 문장, 한 단락을 완성해서 글을 쓰고, 결국 글을 완성해보세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도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은 "망친 그림은 없어요." 이 한 문장으로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생각해 둔 글은 없었어요.
그렇게 제목을 썼고, 그 다음에 예전 기억을 떠올렸고, 그 다음에 그림 한 장을 그렸고, 그 다음에 또 글을 이어가서 이렇게 한 편의 글을 완성 시켰습니다.
어떤가요?
이 글은 망한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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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에 <글쓰며 귤먹기>를 제목으로 매일 글쓰는 습관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어요. ^^
아래 링크에서 이전 연재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detail/7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