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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3.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넌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나의 어릴 적 시간을 되돌려서 생각해보면 , 나는 행복한 중학교 시절을 보내지 못했었다.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무렵에는 반에서 은근히 따돌리는 왕따였다.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그런 성격 탓에 , 친구에게 말을 먼저 걸지 못해 나는 남자애들도 여자아이들도, 같이 어울리기 좀 불편한 그런 아이였었다.

그렇다 보니, 나는 학교폭력에 대한 기사들이 나오면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누군가를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기사들을 접할 때면 저절로 욕이 나온다.

이건 바로 내가 겪은 왕따 생활로 인해 발생하는 트라우마가 아닌가 싶다. 아직도 학교 생활이 꿈에 나올 정도로

트라우마는 남아있었다.

성격이 밝고 쾌활한 친구들은 왕따라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사귀기도 했으며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냈었다.

나는 그런 친구들을 볼 때면 무척이나 부러웠었다.

그렇다 보니, 왕따를 당한 그 시점 그때부터였는지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을 걸어도, 마 주편에서 걸어오는 사람과 괜히 눈이 마주치기라도 할까 , 시비라도 걸까 하는 마음에 나는

앞만 보고 걸었다. 뒤를 돌아보거나 옆을 보는 일은 잘 없었다. 그 거리에 나만 있을 때가 가장 편했고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내가 어느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냐면, 중학교 2학년 때는 나를 싫어하는 아이로 인해 쉬는 시간이면 화장실로 가서 휴식 시간을 가질 정도였다. 그 무렵에 내가 그 반에서 소위 잘 나가는 잘생긴 남자아이를 좋아한다고 잘못 소문이 나는 바람에 나는 뚱뚱하고 예쁘지도 않으면서, 얼굴을 따지는 그런 황당한 애로 전락이 되어버렸다.


이런 생활을 거진 1년 동안 겪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날카로워졌고 어느 날은 나에게 시비를 거는 애한테

말대꾸를 할 만큼 나는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근데 그렇게 왕따를 겪었음에도 지금에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나는 적어도 누군가에게 맞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꼈다. 이러한 안도감을 느끼는 지금의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 걸까 싶다. 지금의 시대의 아이들은 순수한 면 뒤에 잔인함이 공존하고 있어 나는 그런 아이들에게 당하지 않은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보니, 나는 결혼을 하기 전부터 내가 아이를 낳게 된다면 내 아이는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 아이의 경우에는 적극적이고 활달하며 , 문제가 없는 아이로 성장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의 성장을 바라볼 때는 , 또래 아이들과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며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으면서도, 나는 이미 겪어왔던 내 학창 시절의 나쁜 기억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 상처들이 치유가 되기 시작한 건, 지금의 신랑을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내 자존감을 키워주는 존재였고, 다른 이들에도 내가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 내 안의 나쁜 기억들을 떠올리려 노력하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상 어디를 가던지 따돌림을 당하는 이들은 많다.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그들이 그렇게 따돌림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자신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뭔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놀림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는 생김새가 다르게 생겼더라도, 장애를 가졌더라도, 또는 성격 자체가 내향적이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도, 세상에서 홀로 견디는 외로운 사람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넌 혼자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들이 외로운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으려고 , 없는 잘못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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