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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19.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우리들에게 보내는 찬사

첫째와 둘째를 등하원을 보내놓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란 정말 여유롭다. 워킹맘일 때 나는 점심 시간에도 밥을 못 먹을때가 많았고, 내가 해야할 일에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끼며 일을 해야만 했다.

모든 워킹맘의 시간들이 그렇듯, 특히나 아침 시간에는 늘 바쁘다.

나도 출근준비를 해야하지만, 엄마는 남편과 자녀들 모두를 아침에 돌봐야한다.

아침에 먹을 간식들을 챙겨놓고 , 대충 해야할 청소와 세탁기를 돌려놓은 후, 다녀와서 할 집안 일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놓아야한다. 그렇게 나도 거진 일년동안의 시간동안 다른 워킹맘들처럼 생활을 해왔었다.


내가 조금 더 바쁘게 지내면 , 나는 우리 가족들이 잘 살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로서의 책임감도 있었지만, 가장이 짊어진 짐들도 나는 덜어주고 싶었다.아이들과 나를 먹여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내 신랑을 볼 때면 나는 늘 안쓰러웠고 그가 불쌍했다.

그래서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나서 잠깐 쉬더라도, 나는 이렇게 집에서 쉴 수 있는데 직장에서는 그렇게 쉬지 못하는 신랑을 떠올리며 나는 집인데도 불편하게 지냈다.

그래서 워킹맘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로 보자면 아이들은 아침부터 내가 그들을 볼 때까지 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 기다림의 끝에서 나를 볼 때면 아이들은 날 반겼고 웃음을 보였다.

그런데,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보니 나는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줄 알았는데, 나도 어느새 아이들과 시간을 덜 보내는 바쁜 엄마가 되어있었다. 집에 와서 설거지를 하고 , 청소와 아침에 못다한 빨래를 할 때쯤이면 나는 지쳐있었고 아이들과 놀아주기 보다는 " 그만 가서 놀아" " 엄마 이거 해야하니까 저기가서 놀고있을래"라고

나는 밀린 업무의 양처럼 아이들과의 시간도 하루하루 뒤로 미루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현실이 고달픈 까닭에 나는 돈을 버는 걸 포기 할 수 가 없었다.

세상에 모든 부모가, 그리고 일하는 엄마들은 이런 감정을 느낄거란 생각이 든다.

사실 나를 위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자식과 남편을 위해서 돈을 벌려고 이 사회에 나오는 건데, 삶은 녹록치 않았고, 가족들을 위하는 시간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지금의 사회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둘 중에 하나를 모두 얻기엔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세상이었다. 무언가 하나는 꼭 선택해야 하는 세상.

조금은 슬프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난 뒤, 코로나로 인해 나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현재로서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내가 가장 기쁜건, 하원할때 제 시간에 아이들을 받고 간식을 챙겨줄 수 있다는 것과 소소하게 하루하루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을 할 때 느꼈던 그 조바심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들은 정말 소소한 행복이다. 이러한 작은 행복들이 삶을 살 수 있게 만들고 있었다.


인간은 욕심이 많다고 하지만 따지고 본다면

아이들이나 , 어른이나 우리는 세상에 많은 것을 바라지않는다. 단지 행복해지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인간이란 존재는 행복을 가장 쉽게 느끼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러한 행복들을 깨닫지 못하고 행운을 쫓으려고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간 자체는 선한 존재라고 난 믿는다.


우리들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회에서 일하는 워킹맘들이나 직장인들은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

세상이란 큰 기계 속에 우리는 없으면 안되는 조품 같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채워주며 일을 하고 있으니까말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가족을 위해서, 다른 이들을 위해서 , 회사를 위해서 , 부모님을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살아가고 이들에게는 조금 더 힘내서 열심히 하라는 말도 좋지만, 따뜻한 칭찬 한마디 건네주고 싶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알고 있다고 ,"이런 말을 건네고 싶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는 서로에게 더이상 채찍이 아닌, 찬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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