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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18.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불행의 값

나는 첫째 아이가 남들과는 다르게 많은 발달 지연을 보인다고 생각할때 ,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엄마들을 만나기를 원했고 모임에 나갔다.

그리고 단톡에서 이것 저것 물어보며,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정보들을 얻었다.

거기서 친해진 언니들이 있는데 , 두명 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뭐든지 다 하는 언니들이었다.

그 무렵 , 인덕이는 세살에서 네살로 넘어가는 무렵이었는데 센터에 다니기 시작하며 평상시에 아이와 있던 일들과 교구 정보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느날은 단톡방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인덕이도 얼른 00를 했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이었는데, 한 언니가 내게 말했다.

"너는 그래도 아직 아이가 어리잖아. 그래도 지금 치료를 받기 시작한게 어디야 빨리 치료받게 된거야"

라고 했지만, 나는 이 말에 살짝 기분이 나빴다.


보통의 사람들은 남들의 불행보다, 자신의 불행을 더 크게 여긴다. 그래서 끊임없이 위로를 받기 원하고

제발 나 좀 알아달라 마음속으로 소리친다.

친구들이나 ,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기 마련인데, 그럴 때는 " 아이 그건 별거 아니네 "

"그래도 너가 나보다 낫다 " ," 나는 더한다 더해 " 이런식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바꿔서 생각해보면, 불행의 값이란 있는걸까?

누가 덜하고, 더하는 그렇게 누구의 불행이 더 큰지 저울로 그 무게를 알 수 있는지 나는 궁금하다.


그래서 나는 그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인덕이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남들보다 발달이 느린게 좋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느린 건 마찬가지인데 저는 속이 타요 "

그러자 그 말은 한 언니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 일에서 비롯 된 일반인들의 보통적인 생각은 , 누군가의 고민거리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이야기는 헤쳐나갈 수 있으며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을 하는 이들은 그 고민이 작던지, 크던지

마음속의 힘든 점은 누구나 같다.


아이로 인해 , 하루하루 살아도 고민과 걱정속에 사는 많은 이들이 있는데, 특히나 워킹맘에 경우에는 회사에서는 그런 고민을 봐주지 않는다.

불행의 값을 적게 주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가 있더라도 일을 잘해야하는 곳

아이가 있더라도 내 일 하나는 똑바로 해야하며, 임신할 경우에도 일은 마무리하고 퇴사를 해야하고, 육아 휴직을 쓰더라도 그 기간은 너무 길지 않아야한다.

내가 다닌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일은 내가 안했을 때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니었지만, 나는 퇴사 하기전 직장 상사로부터 그러한 말을 들었다.


"민폐 "

이 한 단어 자체가 내 마음을 굉장히 아프게 만들었었다.

나의 일은 영업직 프리랜서라 내가 내 일을 하지 않으면 내 자신에게 피해가 가고, 남들에게는 피해가 가지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어디 나 뿐일까?

일 하는 워킹맘들이라면, 내가 회사에 민폐가 되지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한다.

그리고 아이로 인해, 일을 나가지 못했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일들을 작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에 관한 일인데 과연 불행의 값이 작을까?



이 글을 쓰면서, 나는 한가지 사회에 바라는 일이 있다면

남들과 내가 다르다고 해서, 그리고 직장이 워킹맘들에게 , 또는 모든 이들에게

마음대로 잣대의 기준을 만들고 너와 나의 불행의 값을 재는 일은 줄어들었으면 한다.

길을 걷다 다친 아이를 보면, 누구나 다가가서 괜찮냐며 위로를 해준다.

거기서 "에이 피 많이 안나면 됐지, 피는 뭐 이정도는 나줘야 돼 "라고 타이르는 사람은 없다.


아이에게 괜찮냐고 묻고 아이를 달래주기 바쁘다.

이러한 모습처럼, 우리의 사회의 모습도 마음이 지친 이들을 달래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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