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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03. 2021

그건 그대의 향이니까

그래서 끌린 모양이야



사랑하기 전에는 사실 왜 나를 좋아하는지 몰랐지

나를 사랑해줄 거라 생각조차 못했어

긴 겨울 같은 시간 동안 혼자였던 내게

손을 잡아주었기에 나는 사실 어색했지



그렇게 어색했는데 사실 나도 괜찮은

사람이었던 거지

그걸 나는 그때 모르고 있던 바보였어



혼자였던 시간이 너무나 편하다고 여겨왔어

누군가를 대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확신이 없었던 거지

나는 꽃 같은 여자가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꽃이 아닌 내게 꽃에게 이끌리는 벌처럼

그대는 내게 다가왔고

꿀처럼 달콤한 사랑이 시작이 되었던 거야

당신은 알까

시들시들 저물어갔던 한 인생을 꽃 같이

피워주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말하는 건데

왜 그대를 좋아했는지 그 이유를 말해준다면

그저 그대에게는 향이 있었어

그대가 내게 끌린 게 아니라 원래는 내가

당신에게 이끌린 걸지도 몰라.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은 진한 향이 그대에겐

있었으니까



오랜 시간 동안 늘 내 옆에

아름답고 지워지지 않는 당신에게서만 나는

그 향기에 취해 오늘도 나는 그대만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기에 그대는 나라는 벌 한 마리가 쫓아갈 수밖에

없는 한 떨기의 꽃일지도 몰라.

없어지지 않는 향기를 가진 그런 꽃이지




언젠가는 해와 달과 바람이 그대를 시들게 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시기와 질투는 내가 다 맞설 테니

아름답게만 피어주었으면 해






(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며 신랑을 위한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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