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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경심 Jul 01. 2024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

 며칠 전, 남편과 크게 다투었습니다. 남편의 무심한 한마디가 제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저는 단단히 화가 나서 남편과 말도 섞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이틀 동안 저는 남편에게 냉담하게 굴며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과일을 사러 나간 저는 무심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참외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러곤 늦게 퇴근하는 남편을 피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죠.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지만 잠시나마 남편을 떠올리며 참외를 샀다는 것이 제 마음속 작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식탁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황도 복숭아가 놓여 있었습니다. 남편도 저와 똑같이 행동했다는 것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그렇게 부부 싸움은 조용히 끝났습니다.


 저희 부부는 고맙다는 말은 종종 해도, 미안하다는 말은 서로 참 낯간지러워합니다. 뭐, 말보다는 과일 한 조각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결국 우리 부부는 이런 사소한 배려로 서로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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