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욕박변 Dec 06. 2022

뉴욕박변: 카타르에서의 그와의 재회

나는 꼰대일까?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을때, 그는 처음 월드컵을 경기장에서 직관을 했고 그 해에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을 했다. 그 후, 그는 4년마다 어느 나라에 있던 월드컵을 보러 다녔고 2002년엔 일본에서 월드컵을 보았다고 했다. 2002년 나는 내 첫 SAT반을 가르치고 있었고, 모두가 1층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느라 소리를 지를 때 대부분 수업을 했고, 밤 경기였을 때는 시청앞에서 길거리 응원을했었다. 뉴욕 JFK공항에서 카타르에 가는 게 분명한 콜럼비아 출신의 가족과 미국 청년과 자연스럽게 월드컵 얘기를 나누었고, 한국 유니폼이 멋지다는 얘기와 함께 벌써 20년전이라니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카타르에 도착하기 전, 코로나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 여행지였던 아스탄불을 들렀다. 공항에 예쁜 램프들과 튀르키의 달달구리들은 여전했다.







카타르에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그에게 문자를 하고, 비행기에서 내려 도착한 도하 공항에는 월드컵을 기념하는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있었고, 여러나라에서 온 응원단들 보였다. 택시 표지판을 따라가자 친절하게 택시줄로 안내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하늘색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약 20분 거리. 택시안에는 무료 와이파이를 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었지만, 막상 스캔은 되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하니, 로비에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 체크인을 하려고 줄을 서자 두바이에서 왔다는 영국 사람이 벌써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며,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카운터에 한 명이서 어디론가 일일히 전화를 해서 확인 후 방을 배정하고 있었다. 일단 앉으라 했지만, 뉴욕/한국 사람은 그러지 않지. 일단 줄을 서서 기다렸다. 번호표를 주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무작정 앉아서 기다리다가는 얼마나 로비에서 시간을 보낼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위에 다른 직원들은 체크인을 도울 수 없다고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체크인을 했는데, 남은 방이 없어 예약한 Delux Executive Room은 넓기는 했지만 담배 냄새가 가득했다.

일단 씻고, 좀 쉬었다가 그가 오기를 기다리며 호텔 주위를 걸었다. 출발할때는 검정 목폴라셔츠와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무릎까지 오는 원피스를 입고 스카프를 둘렀었지만, 날씨가 초가을 선선한 바람 같았고, 막상 도착해 보니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외국인 여성들이 많이 있어, 목폴라셔츠는 벗고 스카프는 여전히 두르고 나갔다. 대부분 미국 신용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달러 약간과 플라스틱 머니만 들고 근처 슈퍼에 가서 내일 아침에 먹을 요거트와 간식거리를 사고, 근처 아시안 식당에 갔는데, 3명의 한국 미녀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이 앞만 겨우 삼각형으로 가리신 것을 보고, 다른 나라 문화 존중대 개인 매력의 발산 사이에서 전자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나를 보고 꼰대가 되어가는 걸까 생각했다. 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지만, 가격이 싸지는 않았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쉬다가 로비에서 그를 만났다. 낯선 곳에서 그를 보니 안도감과 설레임이 동시에 들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우리는 근처 재래 시장인 쑥키프로 우버를 타고 이동했다. 길거리를 걸을때는 항상 거리를 두고 걸었다. 쑥키프에서는 여러 나라의 식당이 모여 있었는데, 한 번 끝까지 쑥 훑고 나서 우리는 생선을 그 자리에서 바베큐 해주는 곳을 택해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초가을처럼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바람이 불어왔고, 현지에서의 호모스와 추천해 주는 양고기, 생선까지 한 상을 주문했다. 갈은 고기를 올린 호모스는 특이했지만 맛났고 양고기도 맛있었다. 1.5kg짜리 생선은 맛있었지만, 배가 불러 거의 먹지 못하고 싸왔고, 그 와중에서 디저트는 먹어야 겠다고 터키식 차를 시켰는데 달짝지근한 게 딱이었다.








오기 전의 스트레스는 잊은 채, 이미 축제를 즐기기 시작했다. 한국 여행 이후 그의 사진 기술이 늘었다. 이것 저것 포즈도 시키더니만 자기가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은 제일 많이 가린 사진이라나 뭐라나. 고마워, 초대해 줘서.


#뉴욕박변 #월드컵 #카타르월드컵 #도하 #카타르 #쑥아키프 #중동여행






작가의 이전글 뉴욕박변:그가 카타르에 가자고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