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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박변 Oct 21. 2020

뉴욕박변: 어마 무시한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할까?

12/31일까지 반드시 해야하는 일!

한국에서는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사교육, 유학, 대학교 때로는 박사 과정까지 학비를 대 주기도 하고, 또 공부가 끝나면 결혼시키느라 평생 모아 온 돈을 다 쓰거나, 빚을 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18살이 되면, 대부분 독립을 하고, 엄청난 대학 학비는 정부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FAFSA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정부 지원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안 되는 경우도 있고, 고정이율인 경우도 있고, 변동이율인 경우도 있다. 또한, 학자금을 대출받을 때 꼭 서명해야 하는 서류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더라도, 학자금 대출금에 대한 상환의무는 지속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서명하도록 되어있다.


대학교 학자금은 처음 납부를 한 후부터 향후 20년, 대학원 학자금은 향후 25년 동안 꾸준히 납부를 하면 나머지 금액을 면제해준다("forgiven"). 단, 면제받은 금액에 대한 세금을 또 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죽을 때까지 국세청에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만일,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젊었을 때 월급에서 툭 떼어내 간 내 사회보장 연금 (social security)에서 일정액을 제하기도 한다. 따라서, 갚다 보면 언젠가는 면제받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내다가는 배꼽이 배보다 더 커지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특히 의대, 치대, 법대 대학원의 학비는, 졸업하고 나왔을 때, 대부분 6 피겨 (몇 십만 달러)의 빚더미를 안겨준다. 한 상담자는, 치대를 졸업했는데 $1 million의 빚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무서운 경우도 보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졸업생들이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 때, IBR (income-based repayment plan: 수입에 비례해 매겨지는 상환액)을 납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자식의 학자금 대출에 사인을 해서, 노후에 그 빚까지 갚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고백하건대, 나도 갚다 보면, 언젠가 면제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어차피 지금 이자만도 한 달에 $1000이 넘게 나가는데, 이것만 해도 생활비가 빠듯하다고 느꼈다. 그러는 사이 $18만 불이었던 학자금 원금이 이자까지 $26만 불이 되어 있었다. 역시 복리이자의 막강 파워가 나의 빚에도 적용이 되고 있었다.


뉴욕에서 사립 로스쿨을 다녔고,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기차를 타면 하루 왕복 4시간 통학 시간이 걸리는 한인들은 없는 뉴저지 동네에서 학교를 다녔다. 또 매달 $200불이 넘는 지하철비를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다 30분 이상씩 걸어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했을 당시 학자금 대출 원금은 $18만 불이었다. 12개의 다른 account로 나뉘어 있었고, 그에 따른 이자율도 다 달랐다. 이 중 3 계좌는 Grad Plus Loan으로 변동이자율이 7%가 넘었고, 나머지도 6%가 넘는 이율이었다. 도저히 월급으로는 원금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아, 이자만 내는데도 한 달에 $1,000이 넘었고, 매년 평균적으로 $10,000씩 늘어나는 이자에, 원금을 갚는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연방정부에서 12월 31일까지는 학자금 대출 상환을 당분간 안 해도 되는 CARES Act를 발표하고, 이 기간 동안에는 이자를 중단했다.


나는 매월 $1000씩 내던 학자금 대출 이자금을 모아, Vanguard에 taxable brokerage account를 열어, VTSAX에 투자를 했고, 코로나와 중국과의 무역마찰로 주식이 떨어졌을 때, 알리바바,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량의 주식을 사는데도 투자를 했다. 그러나, 재정적 자유에 대해 점점 더 고민하고 알아갈수록, 학자금 대출 원금 납부보다 투자를 선택한 것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12월 31일까지, 복리이자로 늘어가기만 하던 학자금 대출액이 늘어나는 것이 중지된 상태에서는 12월 31일 전에 최대한 원금을 갚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에 확 원금을 줄이지 않으면 복리이자의 괴물 때문에 한참은 고생할 테니...


1. 가족 찬스

어차피 7%가 넘는 이자를 지불하고 있으니, 동생과 엄마에게 SOS를 쳐서 일단 소액이라도 빌려 12월 31일 전에 최대한 원금을 갚고, 내 학자금 이율인 7%보다는 낮지만, 은행보다는 높은 이자를 주기로 했다. 동생과 엄마도 돈울 은행에 넣었을 때보다 많은 이율이니 괜찮다고 했다.


2. 생활비 긴축 재정 돌입

아직 재택근무인 관계로 매일 1시간씩 하던 출퇴근이 없어졌으니, 주유비가 줄었지만, 대신 식비가 늘었다. 집에서만 일하다 보니 수시로 입이 심심하고 배가 고픈 느낌이 들어, 장도 훨씬 많이 보다 보니, 가계부 식비가 늘어, 결국 생활비는 늘은 셈이 되었다. 따라서, 같이 사는 동생의 도움으로, 식료품 예산에서 $800불을 줄여, 가난한 대학생 모드에 돌입했다


3. 수입원 늘이는 방법 고민

한국에 있는 rental property에 대한 시세를 Naver 부동산을 통해 알아보고, 지금 받는 월세가 현저히 낮음을 알고 나서, 2년 계약 연장을 하면서 월세를 시세에 맞게 상향 조정했다. 또, 더 연봉을 올릴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다른 프리랜서 일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4. 학자금 대출 재융자 신청 (Refinancing the student loans)

전체적으로 이율이 낮아지면서, 학자금 대출 금액을 재융자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 지난 1월에만 해도 가장 낮은 이율이 5%였고, 그렇게 되면 내가 내야 하는 매월 금액이 $2,000이 넘어가서 포기했었다. 하지만, earnest나 SoFi 같은 회사들이 최근에 보낸 광고에 보면, 변동 이자는 최저 연이율 1.99%, 고정 연이율은 최저 3.19%까지 해준다고 되어있다. 물론, 크레디트 스코어에 따라 이보다는 높게 책정될 확률이 높지만, 12월 31일 전까지 최대치 원금을 갚은 후, 다시 재 융자했을 때의 매월 납부액을 알아볼 생각이다.


정리하자면, 학자금 대출은 하루빨리 갚는 게 답이다. 지금 꾸준히 IBR payment만 하고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이자가 당신이 조기 은퇴하는데 발목을 잡는다. 아껴서 최대한 갚는 게 답이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이자가 불어나지 않는 12/31일 전에 최대치의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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