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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Jan 31. 2022

무한탐색시대의 도래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는 지금 세대들에게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는 것'

<전념>의 저자가 지금 세대를 정의하는 특징이다.


현대인들은 어느 한 가지 정체성, 장소, 공동체에 스스로 묶어두기를 원치 않으며, 그래서 마치 액체처럼 어떠한 형태의 미래에도 맞춰서 적응할 수 있는 유동적 상태에 머문다.

폴란드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


우리세대가 액체처럼 유동적이고, 시도때도 없이 탐색모드를 켜두는 것은 오늘날의 환경이 한몫을 한다. 도처에는 정보들이 넘쳐나고 '이중 어떤것을 선택할래?'를 부추긴다. 검색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 환경에서 많은 선택지들을 탐색한다. 주말인 오늘도 나는 점심을 먹으며 너튜브의 영상을 새로고침하며 뭘볼지 고민한다. 탐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여기에서 취할 유익에는 뭐가 있을까?



첫째, 새로운 경험들이 주는 유익이다.

기존에 알던 지식, 사람들, 장소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늘 먹던것만 시키고, 늘 말하는 사람과만 소통하고,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닌다. 이러한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은 큰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지루할지언정 크게 위험하지 않은 안락함이 있다.

© qimono, 출처 Pixabay

반면 새로움이 주는 자극은 흥미를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해보지 않은 일들을 경험하며, 알지 못하던 것들에 관심을 갖을 때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린다. ‘네가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너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후회없는 삶을 살면 좋겠구나.' 벤자민 버튼이 딸이 잘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유언으로 당부하는 말이다.



만약 같은 가치관의 사람과의 관계로만 관계가 국한된다면 내가 아는 것들이 편향되거나 오류가 있더라고 알아차리기 어렵다. 보이는 것만 듣고 듣는것만 들을 것이다. 제한된 생각의 틀에서 그만큼의 생각안에 갖혀있을 수 있다. 만약 탐색모드로 다양한 경험을 얻게된다면 이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사람의 다양성을 알게되고, 그속에서 나의 위치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금까지 겪어온 경험의 조합이 나의 정체성이라면, 열린 탐색을 통해 좀더 다이나믹하고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이는 ‘진짜 내가 원하는 바’를 찾아갈 수 있는 여정의 시작이 된다.



요즘 취미로 하는 요리를 하며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리고 이제 안다. ‘아, 나는 뼛속까지 토종 한국인이구나, 식성만큼은.’ ‘이 식재료의 식감과 향은 내가 소화할 수 없구나.’ 늘 하던데로 제일 좋아하는 한가지 김치찌게만 편식했다면 이토록 풍부하고 즐거운 경험들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을까 싶다. 그리고 폭넓은 경험이 쌓이니 내공이 깊어지는 이점도 있더라.




둘째, 얽매이지 않는다(시작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을 갖을 수 있다)

말그대로 부담감이 적다. 융통성있게 아니면 말고 다른 선택안을 고르면 된다. 한가지만 고집하여 모든 시간과 에너지자원을 전부 쏟았을 때, 이게 만약 잘못된 방향이었다면? 이는 오히려 현명한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시킨다. 시간 낭비가 될 수 있고 오히려 자신을 제한하는 셈이다. 또한 이러한 두려움으로 우리는 애초에 선택지를 갖지 않으려할 수 있다.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조금 가벼운 마음가짐이 시작에는 더 유리하다.



셋째, 정보화 시대에 탐색력은 즉 정보력이다.

오늘날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어느새 유행은 지나간다. 이제는 변화를 미리 탐색할 수 있는 능력, 즉 정보력을 갖춘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이다. 자본주의 기반의 정보화 사회에서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은 빛을 발한다. 투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발빠른 사람이 더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고 효율적인 전략을 취한다. 오늘날은 가만히 있으면 도태되는 시대이다.



하지만 ‘탐색’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무한 탐색’은 문제가 있다. 현대인들이 새로운 경험에 집착하며 다른 특별한 경험을 놓칠까 두려워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을 'FOMO'라 칭한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에만 집착했을 때, 한가지에 오랫동안 몰두할때만 겪을 수 있는 깊이있는 경험들을 놓칠 것을 저자는 우려하고 있다.

전념(dedicated)의 대표인물, 피겨여왕 연아킴


우리가 삶의 의미있는 것들이 종국에는 '지속성'과 ‘깊이’를 필요로한다. 또한 계속해서 모든 것에 ‘탐색 모드’로만 임했을 때, 지속적으로 책임지고 헌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념 모드’로 바꾸기 쉽지 않다. 전념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외부에서만 확신을 찾으려는 근본주의와 달리, 전념하기는 우리 안에서 믿음이 유기적으로 자라도록 한다. 더 깊이 전념할수록 무엇이 아름답고, 좋고, 진실인지 서서히 그러나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전념>_40p


또한, 현대인들이 탐색모드에만 머물렀을 때 정착하여 진득하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그 무엇을 오히려 찾지 못하게된다. 이는 나를 둘러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의 불확실성과 내가 가고자하는 길에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리잡는다. 이 때, 오히려 하나에 전념(dedicate)하는경험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게 만든다.


결국, 오늘날 '탐색'은 필수적이지만 앞서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한 어떠한 형태의 미래에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하나에 진득하니 오랜시간 쏟는 '전념'에서 토대를 마련한다.



“성공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곳이다. -Bobby Unser”


탐색을 해야 선택지를 넓힐 수 있고, 탐색을 멈추지 말아야 기회를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단단해짐, 내공, 깊이를 마련하는 준비과정이 빠진다면, 형체없는 액체로 전락하여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주어지는 자극에 따라 반응만 달라지는, 휩쓸려 살아가는 삶이 될것이다. 우리의 삶은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신의 정체성과 색깔을 만들어가는 여정에는 탐색과 전념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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