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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안 Apr 12. 2024

Midnights

시와 예술에 관한 생각의 파편들

2024.04.08 월요일

기다림 (digital, 2021)

며칠 전 산책하다가, 사이비에 잘못 걸린 불안한 여자애를 마주쳤다. 세상의 잔인함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바꿀 수 있는 게 없는 내 무력함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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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의 <Midnights>를 듣다가 시를 한 편 썼다. 그 노래들이 내 마음에 가져오는 울림을 생각하면서. 내가 세상에 내어줄 수 있는 걸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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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다시 봤는데, 그 영상 속 말들이 예술가들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본질적으로 이타심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최근의 내 생각에 대한 증거처럼 느껴졌다. 

셜록 홈즈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고흐 역을 맡은 BBC 다큐멘터리, <Van Gogh: Painted with Words>. 쿠팡플레이에 있고, 볼 만합니다.

자신을 도려내더라도, 세상으로부터 받은 무언가를 다시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 어떤 대가도 없이, 내가 줄 수 있는 게 그것밖에는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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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예민함'이라는 주제에 너무 골몰해서인가, 내 예민함이 더 예민하게 느껴진다. 집을 나서서 사람들 틈에 섞이는 일이 버겁다. 소리와 냄새와 쉬지 않고 변하는 장면들, 무한한 얼굴들. 보들레르가 쓰고자 했던 게 이런 순간일까.

내가 이렇게나 연약한 인간이었던가. 난 아주 오랫동안 내가 남들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믿음이 현실을 만든다. 생각은 내뱉으면 믿음이 된다. 사랑하나 자문하면 사랑하게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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