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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것은 찌질한 육아일기
08화
8. 코로나 그리고 휴원
by
화필
Sep 14. 2021
70
최소 10 깡은 하는 듯....
두어 개 집어 먹다가 덮어두고
다시 또 생각나면 집어 먹다가 덮어두기를 반복하는
우리 딸.
감자깡 먹으면서
시선은
고구마깡에 있구나.
바쁜 와중에도
엄마의 시선은
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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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을 이미 일주일 동안 휴원을 했는데
다시 2주 더 휴원을 한단다.
코로나가 확 다 잡히진 않았어도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어 다행이었건만...
다시 터지는 확진자 소식에 또 한 번 멈춤이다.
이런 와중에도 한없이 해맑은 채이는
"우리 모두 다 함께 손뼉을 뽝! 뽝!"
춤까지 추며 재롱을 떤다.
늘어져 있던 내게 피식 웃음을 주니
참말로 너는 천사 ^^
72
황경신_ 밤 열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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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대비로 회사에서 바쁜 남편을 위해 기꺼이 김밥 정도는 싸갈 줄 아는 나.
무척 칭찬해.
아침에 "다녀오세요" 인사하고 헤어진 아빠와
오후에 다시 만나면서 그토록 애타게 부르며 달려가는
채이.
남편의 얼굴이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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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땀 흘린 딸을 말끔하게 씻겼다.
그런데 이제 잘 시간이건만 장난감 구두에 필 꽂힌 채이는 머리는 치렁치렁 늘어뜨린 채
또각또각 아슬아슬 미끄럼틀까지 탄다.
"으휴 저 녀석을! 얼른 구두 벗어!"
"안 벗어!! 안 벗을 끄야! 나는! 응! 공주란 말이야!!"
와.. 단전에서 끌어올린듯한 복식호흡으로 고함을 지르며 잠투정을 제대로 한다.
오냐오냐 하니까 이게.. 확....
끌어 오르는 화를 참는다.
.
그런데 채이는 화를 내는 것보다
타일러야 말을 잘 듣는
타입이다.
화를 더 누르며
"그래그래
공주님
이제
잘 시간이에요.."
흐미...
고분 해졌다.
겨우겨우 재우고 육퇴를 즐긴다.
바람이 심상치 않다.
내일 온다는 태풍 '바비'도
화 좀 누그러뜨리고 오너라..
고분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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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다가오는 중이다.
이름은 바비.
창문 틈 테이핑하고 창틀사이엔 우유갑 잘라서 고정시켜놨는데 너무 일찍 한 듯.
ㅋ하 덥다ㅠ
에어컨이 하필 고장이 났는데;;
서비스는 9월 5일에 온단다 ㅠㅠㅜ
창문 열면 바람이 잘 통해서 괜찮았는데,
이렇게 닫아놓으니 답 to the 답ㅠ
대체 태풍이 언제 지나갈 건지
뉴스를 보는데
우리 채이.......
"태풍 밥이야? 밥?"
차라리 밥이면 좋겠다.
더운데
빵 터지게 해 줘서
고맙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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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것들이 결코 일상적이지 않게 된
코로나 일상.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19년 때만큼으로만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이룰 수 없는
꿈인 건가.
늦둥이 출산 후 잃어버린 나를 겨우 찾아가는가 했는데 코로나와 함께 다시 잠수해버렸다.
붓펜으로 신세한탄 그림 그려온지 어언 두 달.
어찌 보면 이제야 두 달.
내 코 앞에서 초롱초롱한 눈 뜨고
쳐다보는 채이 덕분에 그릴 수 있었던.
77
마트를 가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래 가자 가.
마트 안에서 빵을 집어 든 채이.
"이거 채이 꺼야! 이히히히"
빵을 들고 도망을 간다.
아놔! ㅡ.ㅡ;;;;;
"이리 와! 안 사준다!!!"
(협박은 늘 하고 나서 후회 ㅋ)
집에 와서 빵을 딱 꺼내 들고 와구와구
먹는 것을 보고
"맛있어? 무슨 맛이야?"
"응! 기름 맛이야"
컥! 예상 못한 대답!! ㅋㅋ
신나게 골라서 도망쳐놓고선
기름 맛을 고른 게야?
결국 몇 번의 잇자국을 낸 빵을
눈웃음치며 건네는 채이.
한 입 베어 무니 진짜 기름 맛이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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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모유툽쪼큼몬"
애교쟁이 채이는 적재적소에 혀 짧은 소리를 내어
마음을 흔든다.
무슨 주문인 마냥 '옴모유툽쪼큼몬'을 반복한다.
꼬물거리며 실룩대는 채이에게 마지못해 휴대폰을 건네준다.
"20분만 보는 거야!"
채이의 주문이 먹혔다.
미디어를 아예 안 보여 줄 수는 없고 가끔 20분 정도는 보여준다.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참 모자란 시간이겠지만.
'엄마 유튜브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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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할래. 채이도 양치할 수 있단 말이예요"
그래 해봐.
잠시 후에 본 채이는 어쩜 그리 칫솔을 맛있게 씹고 있는지...
"으하 칫솔 씹지 마~!! 이 다 상해~!"
가르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우리 딸.
깝~깝~하다~~
80
난 왜 자꾸 왕자님이 되는 걸까?
양파즙을 들고 온 채이.
빨대를 꽂아주려고 껍질을 무심하게 툭 뜯었다.
"우아 우리 엄마 멋지다아~ 왕자님 같아~ 이히힛~"
황당해야 하는데 자주 들으니
훗. 내가 좀 멋졌나?
싶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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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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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Brunch Book
어쨌든 이것은 찌질한 육아일기
06
6. 아이스크림에 눈 뜰 나이
07
7. 애썼어요
08
8. 코로나 그리고 휴원
09
9.아유 오케이?
10
10. 내 어린 시절
어쨌든 이것은 찌질한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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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필의 브런치입니다. 육아하며 캘리그라피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화필의 육아일기는 간단하고 맛있는 브런치 같은 그림과 글입니다. 가볍게 공감하고 순간을 즐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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