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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현실감, 그 서정적 조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by 김기수

공감과 현실감, 그 서정적 조화


삶은 때때로 거친 파도와 같아서, 우리는 그 위를 위태롭게 항해합니다.

어떤 날은 따스한 햇살 아래 잔잔한 물결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지만,

또 어떤 날은 집어삼킬 듯한 폭풍우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합니다.

이 길 위에서 우리를 지탱하고, 나아가게 하는 두 개의 돛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공감'과 '현실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둘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언제나 서정적인 울림을 가집니다.


마음을 여는 공감의 물결

공감은 타인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섬세한 발걸음입니다.

그들의 기쁨에 함께 웃고, 슬픔에 어깨를 내어주는 행위는 단순히 감정을 나누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서로를 연결하는 마법과 같습니다.

우리는 공감을 통해 홀로 겪는 고통이 얼마나 외로운지, 작은 위로의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배웁니다.

어둠 속에 갇힌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 혹은 그저 말없이 곁에 앉아주는 것.

이 모든 공감의 순간들은 메마른 세상에 촉촉한 이슬비가 되어 내립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존재임을,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위로입니다.

공감은 차가운 이성을 녹이는 온기이며,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희망의 씨앗입니다.


발을 딛게 하는 현실감의 바닥

그러나 공감만으로는 삶의 모든 파도를 헤쳐나갈 수 없습니다.

때로는 차갑고 날카로운 '현실감'이 필요합니다.

현실감은 우리가 서 있는 땅이 얼마나 단단한지, 혹은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직시하게 합니다.

꿈과 이상에만 머물지 않고, 눈앞에 놓인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용기. 그것이 바로 현실감입니다.

현실은 때로 잔인하고,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실망시키기도 합니다.

노력해도 얻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변하지 않는 벽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단단한 바닥을 딛고 설 수 있습니다.

현실감은 무모한 환상에서 벗어나, 우리가 가진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게 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공감과 현실감, 그 서정적 조화

공감과 현실감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마음의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이성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삶의 지혜는 이 둘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공감으로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되, 그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냉철한 현실을 직시하되, 그 속에서도 인간적인 따뜻함과 연민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차가운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할 때, 공감의 손길은 다시 일어설 힘을 줍니다.


반대로, 무한한 공감 속에서 길을 잃을 때, 현실감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삶은 이처럼 공감의 부드러움과 현실감의 단단함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만들어지는

한 폭의 태피스트리-비유적으로는 ‘복잡하고 정교하게 얽힌 이야기나 인생’을 뜻하기도 합니다._같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며, 때로는 묵묵히 길을 걸어갑니다.

이 모든 과정이 어우러져 우리의 삶은 더욱 깊어지고, 풍요로워지며,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정시가 됩니다.

결국, 공감과 현실감은 우리가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춤의 파트너입니다.

한 발은 타인의 마음을 향해 내딛고, 다른 한 발은 우리가 서 있는 땅을 단단히 딛는 것.

이 균형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성장과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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