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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를 사랑하는 연습: 다시 웃을 수 있을까?

3부—01회

by 김기수

[다시 나를 사랑하는 연습] 3- 다시 웃을 수 있을까


한동안 웃는 일이 낯설었다.

누군가의 농담에 어색하게 미소만 짓고,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웃음을 찾기 어려웠다.


분명히 예전엔

사소한 일에도 깔깔 웃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웃음이 내게서 멀어져 있었다.


그게 너무 오래되어서

나는 어느 순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문득,

작은 일에 피식 웃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햇살 좋은 날,

길고양이의 느긋한 걸음에서,

익숙한 노래의 한 구절에서.


그 웃음은 크지 않았지만

진심이었다.

어디선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마음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웃음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조금씩 다시 느껴지는 감정이라는 걸.


상처가 가시고,

조금씩 마음에 틈이 생기고,

그 틈 사이로 햇살 같은 감정이 스며들 때

우리는 다시 웃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웃음은

예전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더 조심스럽고, 더 소중하고,

더 나 자신에게 솔직한 웃음.


나는 지금

그 웃음을 되찾는 중이다.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다시 웃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

그거면 시작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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