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럽과의 첫 만남, 로마

바티칸투어는 패스트트랙도 힘드네!

by 나로작가

안녕하세요!

여행준비 과정 업로드가 끝났으니

이번 글부터는 편안하게

일기처럼 적어보려고 합니다.



2025. 5. 21

13시간의 긴 비행 끝에

무사히 로마 공항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살짝 멘붕이 왔다.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나라에

처음 와 봄!!

공항에 있는 어떤 안내 문구도

알아볼 수가 없다.

그저 그림 표시만 따라가며

택시 승강장까지

찾아가는 것부터 헤맸다.

줄을 서야 하는지 모르고

눈앞에 보이는 택시에 타려고 했다가

줄 서서 기다리던 다른 여행객들에게

한 소리 들었다. 미안해요! 몰랐습니다.

20250521_212507.jpg

무사히 택시 타기를 성공하고 숙소로 향하는 길에 택시 안에서 찍은 사진.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난다.

로마야!

우리가 로마에 왔어!!


기사님은 숙소 근처에 잘 내려주셨는데,

너무나 낯선 풍경에

숙소를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던 우리를

로마 숙소 호스트가 직접 데리러 와 주었다.

엇, 여긴 다 열쇠구나!

심지어 열쇠가 여러 개네!

번호키 도어록 집에만 살았던 시간이

어언 10년이 넘는다.

(아니다, 거진 20년이네)


열쇠로 문을 여는 게

정말 낯설었다.

호스트는 열쇠로 문 여는 법,

간단한 숙소 안내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갔다.

낯선 타국에서

받는 친절함은 정말 고마웠다.

20250522_092505.jpg
20250522_092511.jpg

전날 힘들었으니 늦잠 자고 여유롭게 일어나 찾아갔던 브런치 카페.

정말 푸짐하고, 맛있었던 곳. 좋아서 며칠 뒤에 또 갔다.

든든히 먹고 아이는 좀 더 쉬라고 숙소에 데려다주고 숙소 주변을 산책하듯 걸었다.

(6학년, 카톡으로 실시간 연락이 가능했기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겁니다.)

20250522_121357.jpg
20250522_121327.jpg

숙소 바로 근처에 있던 트레비 분수. 물이 있는 곳은...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찍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정도 인파는 많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다음날 바티칸 투어에서 바로 깨달았다는!)


로마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산티냐치오 교회. (입장료 무료!)

왜 가고 싶었냐?

이 천장화를 내 두 눈에, 꼭 담아보고 싶었다.

목을 뒤로 젖혀야 해서 조금 힘들긴 하지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천장화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예배당 의자에 앉아있다 나왔다.

20250522_172305.jpg
20250522_170154.jpg

오후 내내 푹 쉰 아들과 숙소 근처 맛집에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미리 예약해 둔 야경투어 미팅 장소로 이동!

콜로세움의 거대함을 직접 느껴보고

아름다웠던 천사의 성

한참 투어에 참여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 잠깐 내리고 지나가려나 했는데, 아니었다. 엄청 많이 내리네? 세차게 내리는 비에 가이드님 당황. 비 때문에 바지와 신발이 싹 다 젖었다.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한산했던 판테온 주변

어찌어찌 투어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씻고 일찍 잤다. 다음날은 걱정이 많았던 빡센 투어, 바티칸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바티칸 투어날 아침!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고 파란 하늘.

기분 좋게 투어 미팅 장소에 도착, 잠깐 시간이 남아 들렀던 카페.

20250523_090409.jpg
20250523_090325.jpg

여기 정말 맛있었다. 빵도, 커피도. 이른 아침이었는데 손님이 꽤 많았다. 한번 더 가고 싶었는데, 숙소에서 멀리 있는 곳이라 결국 못 갔다. 든든히 먹고 투어 일정 시작!


20250523_105606.jpg
20250523_105422.jpg
20250523_112637.jpg
20250523_112029.jpg

사실, 다른 투어들과 달리 바티칸은 끝까지 고민을 했던 투어였다. 많이 컸지만, 아직 어린 나이. 너무 힘들다고, 그만 보고 숙소에 가자 보채면 어쩌지? 어른도 힘들어하는 투어라는데..

-참여 후 결론; '유럽도 처음 & 로마도 처음 & 서양미술사 관련 지식 부족'에 해당된다면, 일단 투어를 경험해 보는 게 나은 것 같다. (아이와 함께한다면 그냥 고민하지 말고 패스트트랙으로!) 바티칸 투어에서 가이드님 설명을 듣고 나서 이후에 다음 도시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을 할 때 확실히 도움이 됐다. 우리처럼 로마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3일 이상이라면 로마 도착 후 여행 초기에 야경 투어나 시내 투어에 먼저 참여하고, 이후 다른 날짜에 바티칸 투어를 참여하는 게 체력적으로 훨씬 부담이 덜하다. (바티칸 투어날은 다른 일정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이 날 숙소에 돌아와 걸음 수를 확인해 보니 19,000보가 넘어 있었다;; 거진 2만보..)

이 그림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왔다니!!

지금도 마음속에 여운이 남아있다.

박물관 스케일에 놀라고

어마어마한 관람객 수에 놀라고

여러 면에서 인상적이었던 바티칸 투어.

(정말 밀려다닌 기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 계속 한 방향으로 함께 이동해야 한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멈춰 서거나, 마음에 남은 작품을 다시 보러 되돌아갈 수도 없게 되어 있다. 역방향 관람 금지.)

투어 종료 후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에 돌아가 꼼짝 못 하고 쉬었다.

발바닥이 화끈화끈..

다음날부터 숙소 주변 도보 가능한 곳들 위주로

야무지게 다녔다.

20250524_094534.jpg
20250524_092856.jpg
야경 투어 때 설명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방문했던 판테온. 진짜 천장이 뻥 뚫려있네.
나보나 광장
스페인 광장

어느덧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숙소 주변 거리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이른 아침 도시를 걸어 다니다 만난 놀라운 풍경.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스페인 광장이 이렇게 한산한 순간도 있구나!!

아침 7시 전, 스페인 광장에 가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즈넉한 거리의 풍경을 가슴에 담고

아들과 함께 향한 이번 로마 여행의 마지막 장소.

갤러리아 보르게세 & 보르게세 공원

로마에 이렇게 초록초록한 곳도 있구나!

숙소에서 꽤 걸어야 했는데,

아들도 나도 참 좋아했던 곳.

20250525_102938.jpg
20250525_103640.jpg
20250525_105349.jpg
입장권 매진인데, 한적한 실내!

다른 곳은 다 포기해도,

보르게세 미술관은 꼭 아들과 같이 가고 싶었다.

사전 예약 필수에,

시간당 입장 가능 인원수도 정해져 있고

관람 시간도 2시간 제한.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

일정에 넣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도 꼭 가보고 싶었다.

아담한 미술관 안에,

일당백인 작품들이 밀도 있게 전시되어 있는 곳.

정말 좋았다.

미술관을 좋아한다면

로마 갤러리아 보르게세 강추!!!


로마에서의 일정을 즐겁게 마무리하고

다음 도시인 피렌체로 이동하기 전

토스카나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다.



<엄마가 시켜서 쓴 아들의 여행 일기>

1.저녁을 일찍 먹고 방에서 쉬다가 투어를 갔다. 투어 하면서 본 것은 콜로세움, 근처에 있던 개선문, 포로 로마노, 천사의 성, 트레비 분수, 판테온이다. 중간에 폭우가 내려서 원래 끝나는 시간보다 늦게 끝났다. 중간에 티라미수맛 아이스크림도 먹고 비가 온 거 빼고는 즐거웠다.


2. 오늘은 아침 일찍 나섰다. 어제 만난 가이드 분과 함께 바티칸 박물관에 갔다 왔다. 거기서는 조각상과 여러 그림들을 보고 왔다. 어제처럼 계속 걷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한 자리에 서 있어야 할 때가 많았고 너무 크고 너무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예쁘고 멋진 그림들을 봤고 2만보라는 업적을 달성해서 좋았다.


3. 아침 일찍 일어나서 트레비 분수를 보러 갔다. 아침 일찍이라 좀 추웠다. 두 번째로는 판테온 신전에 갔다. 하지만 나는 관심이 없어서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엄마만 돌아다녔다. 그다음에는 젤라또 가게에 갔는데 오레오 맛은 맛있었지만 티라미수무스 맛은 조금 별로였다. 그다음엔 나보나 광장에 갔는데 담배 연기가 너무 많아 힘들었다. 나보나 광장 근처 일식집에 가서 장어 덮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쌀밥이 너무 맛있었다. 그다음에는 엄마가 나를 끌고 간 스페인 계단에 갔다. 멋있었다.


4. 오늘은 숙소에서 많이 떨어진 보르게세 미술관에 갔다. 거기서는 조각상도 있고 그림들도 있었지만 주로 르네상스 시대 작품들. 즉 옷을 별로 안 입거나 노출이 심판 작품들이라 나는 괴로웠다. 다신 안 간다. 끝!

keyword
이전 03화걱정 천재 대문자 J 엄마의 여행 준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