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분, 그거 자랑 아니에요
정신 좀 차리고 삽시다들
요즘 에세이(라고 쓰고 자서전이라고 읽는다)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신 질환. 근데 점점 도를 넘으면서 정신병과 공존하는 나라는 장르가 흥하고 있는 듯하다.. 당장 여기만 봐도 이래서 아프고 저래서 아프지만 어쨌든 잘 살아내는 나~에 취해 사는 비련의 여주 캔디들이 판을 친다. 이게 재미있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이건 뭐 대부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감흥도 없다. 그래서 어떤 교훈을 주고 싶은지, 요지가 뭔지 감도 안 온다. 이렇게 논설문 써냈다간 논술 선생한테 후두려 맞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써야 돼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작자는 이에 대한 한 문장의 확답을 원한다.
잔인하지만, 찢어 죽일 듯 잔인한 게 이 세상이다. 본인은 정신병과 N년을 함께 굴렀더니 이런 깨달음에 도달했다. 요즘 시대에 정신병과 살아가는 나는 아무런 임팩트가 없다. 그렇게까지 외롭다면 일단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자주 하고, 상담사와의 상담도 추천하는 바이다. 나무야, 인간이 미안해 싶은 책이 너무 많아져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정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은데, 자꾸 이런 에세이들이 발에 차여서 내 심기를 거스르고 있다.
부디 기승전결이 있는 글을 써주든지, 아니면 그냥 전문가와 상담을 하길 바란다. 나의 정신병 자체론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하는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정신병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정신병과 N년을 뒹굴고 구르고 진흙탕 싸움을 해 오고 있기 때문에, 이 지긋지긋한 것에 애칭을 붙여줄 생각이 추호도 없다. 정신병은 정신병일 뿐이다. 그리고 맨정신으로 사는 게 이상한 세상이다. 한국에서 정신병 없는 인간을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것이다.
필자에게 정신병이란 그냥.. 끌어안고 언젠간 같이 뒤질 그런 존재이다. 그만큼 지긋지긋하고 뭣같고 주옥같고 토쏠리는 존재다. 아오 아침에 병원 가야 돼 지겨워 뒤지고 싶어진다 약은 왜 떨어지는 거지 왜 내가 체력시간돈을 써 가면서 이런 놈을 살려둬야 하는 거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복병에 대한 세세한 글을 써내고 싶지도 않다. 그 이름마저 아아주 미지의 영역인, 대단한 복병이시다. 그래서인지 구구절절 본인의 병에 대해 읊는 인간들을 보면, 뭘 원하는 거지? 싶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정말 원하는 게 뭔가? 자기연민 챌린지? 후원금? 일단 내 얘기 좀 들어 봐? 뭐가 됐든 내 입장에선 최악이다.. 뭔가 교훈이라도 있고, 작품성이 있는 글이면 모르겠다. 그렇지 않은 찝찝한 글 투성이라서 이렇게 화가 나는 것이다. (원하는 반응이 있다면 가이드 라인이라도 제안해 달라. 지금 정말 진지하다.)
나는 내 정신병을 생각할 때마다 삶이 버거워진다. 그래서 살기 싫어지고. 이 사이클이 무한반복이다. 이에 나는 병 자체를 생각 않기로 했다. 그런데 아아 마음이 아프고 연약한 나..에 취한 인간들을 볼 때마다 정신 좀 차리라고 일갈하고 싶다.
그냥 입 밖으로 내 정신병 얘기를 내놓고 싶지가 않다. 내가 정신병자인 사실은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가끔은 하루하루를 살아나갈 자신이 없어지곤 한다. 근데 그런 몸을 꾸역꾸역 일으켜서 하루를 살고 약을 먹고, 약이 떨어지면 병원에 가서 다시 입을 열어야 한다. 당장 다시 눈을 뜨면 병원에 가야 한다. 약이 없으니까... 나는 내가 이 고역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하다.
모든 게 피곤하고 짜증나고 거슬린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이런 시덥잖은 게 마패가 된 세상이라니. 기괴하기 그지없다. 정말. 어쩌라고요. 물론 정신병이 흉도 아니지만 자랑도 아닌데, 굳이 이에 대한 교훈 없는 글을 써야 할까 싶다. 그 체력과 시간을 아껴서 전문가와 상의한 후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진짜 병원 가기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