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 명주사 뜨락에는
보살님 두 분이 설거지를 한다
고무대야 가득 공양 그릇 쌓아놓고
합장처럼 고무장갑을 꼈다
부처님 오신 날 사람들은
절밥 세 번 먹으면 복이 온다고
흰밥에 나물에
고추장 욕심껏 비비고
보살님 두 분은
비나이다 비나이다
수세미를 비빈다
부처님 오신 날 명주사 뜨락에는
이제 공양 마치고 떠나는 사람들
저제 공양하러 오는 사람들
명주사 수돗가 처마 아래는
부처님 두 분이 설거지를 한다
사람들 몰래 돌아 앉아
네 그릇 내 그릇 할 것 없이
모두 모아 한데 놓고
어서 오라 합장을 한다
명주사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만월산에 위치한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