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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 숲 Jun 13. 2024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러지!

오는 비는 맞아야 한다.


가끔 이 삶이라는 게 나를 놀리나 싶은 날이 있다.

그저 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은 기분,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그런 상황들이 반복해서 일어날 때.

늘 하던 일인데 어느 날 갑자기 이게 왜? 응? 하는 상황이 생긴다. 


사람이 뭘 해도 안되는 때가 있다고 하던데, 지금인 건가? 

삼재는 내년부터 시작인데, 난 뭐 지금부터 이래 ㅎㅎ



얼마 전 관공서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다. 

작년에 전달받은 이슈 사항으로 반년을 서류가 왔다 갔다 했던 일이었고, 마지막 자료를 보내고 나서는 전화나 메일 등의 소식이 오지 않아 잘 마무리됐나? 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던 찰나였다.


'늘상 하던 일인데 왜 이게 왔지? '


물론 회사 앞으로 왔지만 담당자 00님 앞으로 왔으니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없을 만큼 바닥을 쳤다.

작년부터 소명 자료를 만들어 보내기를 여러 차례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영업정지 1개월 벌금 1000만 원...

물론 이 또한 회사 앞으로 행해지는 처분이겠으나 담당자인 나로서는 

없는 시간 쪼개서 열심히 만들어 보냈던 소명자료의 결과가 똥값으로 치부되어 버리니 기운이 빠진다.

행정소송을 해도 1년이 걸려야 한다니 그냥 1달만 조용히 있다가 끝내자는 게 회사의 입장이었다.

그래... 회사 그렇게 한다는데 따라야지.


에어컨도 고장 난 차를 가지고 1시간도 넘게 땡볕을 달려 찾아가 봤지만 소용없었다.

만남도, 시간도 無 의미하다.

내가 발버둥을 쳐도 달라질 것이 없는 현실에 무기력해진다.








신은 사람을 시험 하기를  좋아하는 걸까?! 

단발성 시험 내지는 장난으로라도  나라는 사람을 골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 듯하다.


집에 돌아오자 6살짜리 아들 녀석이 코피를 쏟고 있다. 

하도 자주 쏟아서 별로 놀란 기색도 없이 손바닥으로 코피가 떨어지는 것을 받치고 있었다.


" 아빠는?" 


우리 집에서 복귀가 제일 늦는 사람은 나다, 또 한 6살짜리 아들내미가 어린이집에서 혼자 하원을 했을 리도 없고, 어린이집에서 혼자 집에 가도록 하지도 않았을 텐데 ...

저쪽 방에서 소리가 들린다.


"자기야... 나 치질 수술 한데가 너무 아파서 못 움직이겠어..; "


' !'


얼른 아이의 코를 막고, 피가 뚝뚝 흘린 바닥을 닦고 옷을 갈아입혔다. 

퇴근해서 가방만 내팽게 치고  저녁밥을 하고, 차리고, 치우고... 

집안일의 연속 ㅎㅎ


' 내가 그럼 그렇지, 기분 안 좋다고 쉴 수 있기를 하나, 그런 틈을 주기를 하나...'


결국 책을 볼 틈도, 잠깐 운동을 할 수 있는 짬도 내지를 못했다.

자격증 시험 날짜는 자꾸 다가오는데 마음만 급해진다.

운동을 하루하루하면서 약해진 마음을 다잡고 더 나은 내가 되자고 다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좀 더 나은 생활로 살아보자고 나 좀 도와 달라고 애가 타는 나를 두고

도와주지 않는 애 아빠가 답답하다.

그렇다고 

아파서 하루아침에 당장 수술을 하고 온 남편에게 화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지금 기분이 너무 가라 앉았다고 쳐져 있을 수도 없고, 아이들은 어리다.

회사일로 쳐진 기운을 집식구들에게까지 옮기고 싶지도 않고.








내가 항상 생각하는 좌우명이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어렵게 생각하는 놈은 어렵게 살고, 쉽게 생각하는 놈은 쉽게 산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엊그제 본 프로그램에 나온 천우희 배우의 마인드가 좋아서 올려본다.


' 그래. 좋은 일 생기려고 그러는 거지 뭐.'



옆에 앉아 있는 유재석 님도 그랬다.

오는 비는 그냥 맞으라고...

그래... 비가 내려봤자 그칠 날만 있겠지.







- 그래, 나중에 말할 거리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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