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편한 지인과 고기를 구우며 소주를 한잔 하는데 2차로 자리를 옮기려는 순간, 지인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일어났다.
흔쾌히 그러라고 하고 기분 좋은 취기를 느끼며 기다리는데 지인이 돌아와서 자신이 계산을 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청첩장 모임인데 왜 그랬냐고 물으니 겉에 편지를 쓴 돈봉투를 조용히 건넨다.
편지를 읽으니 내 결혼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아내의 난임 병원 입원과 겹쳐 어렵게 되었단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축의금과 함께 편지를 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건 말도 안 된다며 곧장 지인을 와인바로 데려 가 실컷 진심 어린 대화들을 나누다가 보냈다.
지하철을 탈 때까지 정말 미안하다는 지인에게 인생에서 당신 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