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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Nov 17. 2024

컨설턴트가 갖춰야 할 소양

프리에이전트 시대에 맞는 인재상

어느 직업이나 직업 소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마인드, 생각, 행동 원칙 등을 의미합니다.


컨설턴트도 똑같습니다. 모든 일이 고객을 상대로 일을 하고, 고객에게 결과로 평가를 받는 직업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더욱더 직업 소양이 중요합니다.


프리에이전트의 시대/저자 다니엘 핑크/출판 에코리브르/발매 2004.12.20.


제가 읽었을 당시에는 "프리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였던 다니엘 핑크의 저서인 "프리에이전트의 시대"는 2000년도 초반에 쓰였다고 믿기지 않을 만한 현재 상황과 맞다고 생각하는 책입니다. 책 안의 프리에이전트가 컨설턴트와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한글로 번역하면 대리인이라는 의미인데, 누군가를 대신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에이전트에게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소양이 두 가지 있는데, 고객 마인드, 프로 의식과 역량입니다.


앞서 프리에이전트가 컨설턴트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이 에이전트의 소양, 이 두 가지가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소양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컨설턴트는 고객의 문제를 고객 대신하여 보수를 받고 해결하는 문제 해결사로 누구보다 "고객 마인드"로 똘똘 뭉쳐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해결을 할 수 있는 프로 의식과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고객을 고려치 않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서, 자신의 스타일로 일을 하는 것이라면, 우선 컨설턴트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고객과 마찰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고객을 코칭하고 리딩하고 가이드 해야 하는 역할도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마찰과 언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 이유라면 우선 첫 번째부터 탈락입니다.


두 번째는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없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 있어서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 또한 컨설턴트로 자격이 없습니다. 또한, 기대 수준이 낮아서 고객 만족이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으로 일하는 사람도 적절한 소양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 마인드"와 "프로 의식과 역량"이라는 두 가지 핵심 소양을 기준으로 조금 더 상세하게 표현해 봅시다.


첫 번째,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신독 愼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홀로 있을 때 도리에 어긋남을 삼간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히 컨설턴트가 일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소양을 표현한 말입니다.


컨설턴트는 업무 특성상 정해진 근무지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서 일하는 등 출장지에서 일하고, 감독하는 사람 없이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독하는 사람이 없다고 근무 시간을 지키지 않고, 나태하게 일하는 등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컨설턴트뿐만 아니라, 성인으로 자기관리가 안되는 겁니다.


오히려 보는 눈이 없을 때 어긋남을 주의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아야 하는데 그런 상황을 이용해서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하거나, 그런 행동을 함에 대해서 부끄럼도 느끼지 않는다면 감독을 받아서 일을 해야 하는 종속인이 더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큰 조직에서 감시를 받아 가면서 일하는 게 더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편해도 고객은 고객입니다. 그들에게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신의성실의 의무 하에서 프로로서 일을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프로가 아닙니다.


고객은 보지 않는 것 같지만, 불편함을 느껴도 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보는 눈이 없을 때 더욱더 스스로를 다스려야 합니다.


제가 선배한테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야근은 안 해도 된다. 야근을 하는 건 자신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만 자발적으로 하는 거다.

야근을 안 하는 건 당연한 거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결과에 책임 못질 거면 능력이 없는 거다.."


"출퇴근 시간은 무조건 지켜라. 그걸 어기면 기본도 안 지키는 미성숙한 사람이 되는 거다.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건 당연한 거다. 그걸 어기면 스스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광고하는 거다."


"야근 안하면서 일을 잘하면, 참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출퇴근 시간도 안 지키면 일을 아무리 잘해도 기본도 안 지키는 사람이라는 인식만 기억에 남게 된다."


두 번째,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 조직에서는 계층 구조에 따라서 자신의 역할과 권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지시와 조정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계층 구조로 전달되죠. 반면에 컨설팅 과정은 프로젝트의 거버넌스에 따라서 역할과 권한이 달라집니다.


물론 프로젝트 관리자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기준으로 프로젝트가 운영되지만, 기본적으로 개별적인 컨설턴트에게는 미션이 주어질 뿐 세부적인 업무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미션에 맞게 스스로 업무 분장을 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을 함에 있어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코칭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주니어 컨설턴트는 시니어 컨설턴트가 시키는 일을 주로 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지시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상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기획하고, 업무 분장하여 일을 자율적으로 독립적으로 해낼 수 있을 때 한 명의 컨설턴트로 인정을 받는 겁니다.


세 번째, 프로로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앞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일을 하려면 당연하게도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족하다면 공부하고, 노력하고, 조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컨설팅 프로젝트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다음 프로젝트부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질 것이고, 결국 컨설턴트로서 커리어는 그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프로페셔널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누가 봐도 자신이 맡은 일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사람을 "프로"라고 하죠.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까지는 "프로"라고 하죠. 그렇지 않으면 "아마추어"라고 합니다.


스스로 자문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프로가 맞는지, 고객이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지 간혹 자신은 큰 프로젝트의 일부 역할을 담당하다 보니 내 일을 뒤처지지 않을 정도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프로"가 아닙니다. 그냥 꾸역꾸역 일을 쳐내는 사람이죠.


네 번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자신에게 미션이 주어졌다면, 프로젝트 내에서 자신의 역할은 자신의 미션을 완수하는 겁니다.


완수하지 못하면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내가 맡은 일을 잘해서 결과를 내고, 결과로 프로젝트에 기여할 생각도 없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이 없다면 역시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포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런 사람과 같이 일하는 컨설턴트, 프로젝트가 불쌍해질 뿐입니다.


스스로는 뭐 내가 일하는 부분은 작은 거니까 책임질게 없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구멍이 나면, 그 부분을 포함하는 모듈이 구멍이 나고,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납기 의식"을 갖추지 않는 사람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해서 언제까지 내가 일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은 컨설턴트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섯 번째, 존중하고 배려하고 조화로워야 합니다.


프로젝트는 팀플레이입니다. 단독으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팀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컨설턴트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개발자도 있고, 외부 컨설턴트, 고객 담당자 등 다양한 조직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습니다.


그들을 존중해야 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화롭게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성공은 프로젝트에 기여를 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독불장군처럼 행동하여 프로젝트 팀의 분위기를 흐리는 건 그 자체로 프로젝트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팀 내에서 편을 가르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조롱하고, 배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자신의 평판을 해치는 지름길이 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최대한 공적으로 풀려고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내에서 언쟁하고, 싸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것, 결국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다는 것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섯 번째, 스스로의 평판을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팀 구성을 할 때, 신규 인원을 채용할 때 레퍼런스 체크는 기본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이전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성과는 어땠는지 살펴보고, 문제는 일으키지 않았는지 검토 후에 참여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한번 문제를 일으킨 컨설턴트는 새로운 곳으로의 채용이나 프리에이전트로 프로젝트 참여에도 어려워집니다. 사람은 변하기 어렵고, 한 번 일을 일으킨 사람은 또 한번 동일하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젝트 관리자 입장에서 가장 곤두서서 바라보는 것이 실력 외에 고객과의 관계, 팀 내 융합입니다. 필터링하는 사항 중 하나가 "고객과 싸웠다.", "프로젝트 중에 독불장군처럼 일했다."입니다.


평판을 해치기 쉬운 것 중 행동 하나가 "프로젝트 중간에 나갔다"라는 사실입니다. 타의로 교체된 것도 문제지만, 자발적으로 나간 것도 자신의 프로젝트에서 "또 그럴 수 있다"라는 우려로 심각하게 바라보는 평판 중 하나입니다.


오히려 타의로 교체된 것이면, 스킬셋이 안 맞았다고 하거나, 조건이 안 맞았다는 이유를 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의로 나간 건 팀을 구성하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많은 컨설턴트들이 죽어라 힘들어도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이직을 하거나, 퇴직하는 이유가 프로젝트 중도에 하차하는 것이 자신의 평판에 치명적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컨설턴트에게 평판은 생명입니다. 평판이 고객이 자신을 선택하게 만들진 않겠지만,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 완벽한 이유는 됩니다.


적고 보니 꼭 컨설턴트에게만 해당하는 소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컨설턴트는 고객과 계약이라는 관계로 묶이게 됩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이 고객과는 "너무 멀어져서도 너무 가까워져서도 안된다" 입니다.

너무 가까워지면, 너무 편해지게 되어서 무례해지거나 선을 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너무 멀어지면, 고객을 무엇을 원하는 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컨설턴트는 신의성실의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회사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자신이 해야 책임을 인지하면서 고객을 위해서 성실하게 일하겠다는 마인드로 일을 해야 합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저는 얼마나 이러한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과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할 때는 지금 생각해도 참 철이 없었는데, 혼자서 일할 때는 조금 더 편하게 일하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고, 스스로 챙기지 못해서 근태도 안 지켰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팀 내에서 다른 팀원들을 무시하고, 깔보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이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들면 공격하기 일쑤였죠. 프로젝트보다는 제 영달을 우선시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땐 개발자가 실력만 있으면 됐지, 평판 같은 게 뭐가 중요하냐는 생각에 유대감, 팀 스피릿은 무시했던 것 같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던 프로젝트에서 인간적인 배신감에 도망간 적이 있습니다. 그 평판은 꽤 오랫동안 유령처럼 제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억울한 일이었지만, 사유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부족하게 시작합니다. 시작은 동일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어떻게 개선해나가느냐, 변화하느냐가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는 과정과 결과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지, 당당할 수 있는 지 수시로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프로페셔널로 일하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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