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먼저? 일하는 방식이 먼저?
경영 컨설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쯤, 공부했던 경영 컨설팅 책에서는 경영 컨설팅을 크게 전략 컨설팅과 운영 컨설팅으로 분류했습니다. 물론, 지금 보면 정확한 분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대략적으로 경영 컨설팅을 나누기에는 적절한 분류입니다.
회사 방향성, 전략 수립 등 사내 특정 부문이 아니라, 회사 자체의 경영 방향, 방식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하는 것이 전략 컨설팅이라고 한다면, 운영 컨설팅은 회사의 특정 부문, 즉 R&D, 생산, 구매, HR, 마케팅, 영업 등의 문제 해결, 일하는 방식 정립 등을 담당합니다. IT 컨설팅은 앞서 언급한 책에서는 운영 컨설팅의 일환으로 되어 있지만, 이 또한 전사 관점의 IT 방향성, 전략 수립이 주된 미션은 전략 쪽에, 특정 영역에 국한한 시스템 기획, 설계, 구축이 미션운 운영 컨설팅에 속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러한 분류로 따지면, 경영 컨설팅 > 운영 컨설팅 > R&D 컨설팅 및 R&D IT 컨설팅 또는 모듈러 디자인 컨설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듈러 디자인 컨설팅은 전사 관점에서 수행하는 활동으로 생각하면 경영 컨설팅 > 전략 컨설팅 > 모듈러 디자인 컨설팅으로도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저는 이 분류보다 무엇을 가지고 컨설팅을 하느냐로 분류한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 프로세스 중심의 컨설팅이 더 와닿습니다. 이 분류가 오히려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 명확히 지시하기 때문이죠.
먼저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은 컨설턴트가 가지고 있는 지식, 노하우, 경험을 고객사에 전수하여 고객사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컨설팅으로 주로 이 분류에 속하는 컨설턴트는 현업에서 상당히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엔지니어링 컨설팅이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입니다.
반면에, 프로세스 중심의 컨설팅은 컨설턴트의 논리적인 사고와 이미 검증된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고객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컨설팅을 의미합니다. 여기의 프로세스는 업무 프로세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서 해답을 도출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이 분류에 속하는 컨설턴트는 경험이 많거나, 지식이 풍부하다기보다는 논리적 사고로 무장된 컨설턴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경영대학원이나 케이스스터디 소모임 등으로 훈련된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경영 컨설팅의 영역마다 무엇이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이고, 무엇이 프로세스 중심의 컨설팅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스펙트럼처럼 콘텐츠 영역의 비중이 큰 분야가 있고, 프로세스 영역의 비중이 큰 분야가 있습니다.
전략 컨설팅의 경우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정형화되지 않기에, 프로세스 중심의 컨설팅의 비중이 클 겁니다. 물론 콘텐츠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어서도 안 되겠죠. 경영 전반적인 지식이 필요로 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컨설팅 워크를 수행할 수 없고, 현황파악-문제 도출-분석-가설설정-검증-해결책 도출로 이어지는 논리적 사고가 핵심이 됩니다. 반면에 운영 컨설팅의 경우도 대상 회사의 사정은 다르지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그래도 지식과 경험 하에 해결해야 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의 비중이 큽니다.
개인에게도 진로를 어떻게 선택하고 커리어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는 콘텐츠와 프로세스를 두고 고민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사고로 무장되어 있거나, 훈련받을 기회가 있다면 프로세스 중심의 컨설팅을 선택하겠죠. 반면에, 특정 운영 부문에 경험이 많고, 지식이 풍부하다면 콘텐츠 중심의 컨설팅을 선택할 겁니다.
또한, 어떤 성격의 컨설팅에 관심 있는가에 따라서 훈련을 강화할 것인지, 지식과 경험을 쌓을 것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