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컨설턴트란?
트릴레마 (Triemma)란 용어가 있습니다. 숫자 3을 뜻하는 "Tri" 접두어와 명제를 뜻하는 "Lemma"가 결합된 단어로 세 가지 가치 또는 세 가지 정책 및 옵션을 모두 만족하는 상황을 만들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트릴레마에 해당하는 상황은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제에서는 "저성장", "고물가", "재정적자"와 같이 어느 한 가지를 개선하려고 하면 나머지 하나 또는 두 가지가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제품에서는 "품질", "가격", "납기"가 여기에 해당하는 데 품질 좋고, 빨리 납품하려면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 프로젝트에서는 "범위", "납기", "비용"이 트릴레마 상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컨설턴트 또한 트릴레마 상황에 빠져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컨설팅 또한 프로젝트로 수행하게 되면 "범위", "납기", "비용"의 트릴레마에 빠지게 되죠.
그래서, 제가 맨 처음 컨설팅을 수행했을 때, 배웠던 것 중 하나가 "컨설턴트는 무조건 "납기"를 맞춰야 한다.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컨설턴트는 컨설턴트 자격이 없다."였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납기만 맞춰야 하느냐, 납기도 그냥 납기가 아니라 "Qualified Delivery", 즉 품질이 보장된 납기여야 하고, 이를 만족하기 위해서 "비용"을 쓰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컨설팅은 프로젝트의 트릴레마뿐만 아니라, 컨설턴트가 갖추어야 할 역량인 "고객 마인드", "납기 마인드", "전문가 마인드" 간의 트릴레마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컨설턴트는 자신의 결과물을 통해서 고객 만족을 달성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고객 마인드란 고객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고객 가치 지향을 의미하며, 그것은 당장은 고객에게 쓰고, 꺼려지는 말이나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의 가치를 위해서라면 지금은 힘들어하고 난색을 표하더라도 교육하고, 설득할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고객 가치 지향을 고집할 순 없습니다. 그것이 짧은 기간 내에 완성하지 못할 경우, 납기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혹은 고객이 컨설턴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현실과 동떨어지다고 생각할 경우는 자신의 프로페셔널리즘, 전문가 마인드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겁니다. 전문가로서 현실과 타협했다는 생각에 자책할 수도 있는 것이죠.
두 번째, 컨설턴트는 납기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자신은 기간을 정해놓고 결과를 내야 하는 에이전트입니다. 아무리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을 마음껏 펼친다고 하더라도 결과를 제때 내놓지 못하면 실패한 컨설팅이 됩니다.
그렇다고 납기만 고집하면 고객이 원하지 않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고, 전문성을 발휘하기 전에 적당한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페셔널리즘, 전문가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고객은 컨설턴트의 전문성을 사는 겁니다. 그것을 활용해서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고객이 만족을 했다고 하더라도, 납기를 맞췄다고 하더라도 전문가인 자신이 만족하지 못한 결과물이라면 그것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전문가 마인드만 고집할 순 없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고객이 원하는 것과 고객의 상황과 동떨어지게 이상만 좇을 순 없습니다. 고객은 자전거를 원했는데, 전자 기기로 무장한 오토바이를 내놓을 순 없잖아요? 게다가 그것은 납기도 맞출 수 없을 겁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서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것은 현실과 타협하는 것과 다릅니다. 제약을 인정하고, 제약 속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는 겁니다.
컨설턴트는 "고객 마인드", "납기 마인드", "전문가 마인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완벽한 컨설팅이란 세 가지 조건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서 그 지점에서의 최상의 결과를 내놓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