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와 단편 소설의 결합으로 본 다양한 인간의 군상
일본 영화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하이쿠라는 짧은 정형시를 소설에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소설에 대한 배경 지식 없이 처음 읽었을 때는 장르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괴담일까? 추리소설일까? 사회파 문학일까?
첫 번째 단편 소설이 끝맺음을 했을 때는 "뭐지, 아직 소설이 안 끝났나?" "다른 단편과 연결이 되나?"
생각할 정도로 의아함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한 수 한 수 하이쿠를 제목으로 하는 단편 소설이 이어질 때마다 "이런 게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인위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들었던 생각은 "인간의 삶은 무덤덤하게 아픔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지지부진한 시간의 흐름이 힘겹게 끌고 가는 것이다"였습니다.
"인간의 삶은 특별히 아름답지도, 특별히 잔혹하거나 잔인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소설과 비슷한 성격의 글을 기대했다면, 많이 실망하겠지만 하이쿠의 형식을 빌린 제목과 하나하나의 단편 소설은 새로운 형식의 작품으로 평가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원한다면 시도해 볼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