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컨설턴트는 떠나면서 장표를 남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컨설턴트는 떠나면서 장표를 남긴다."
오프 한 컨설턴트를 대신해서 구원 투수로 투입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부문별 프로세스 혁신 과제를 도출하는 과제였는데, 우연히 제 앞으로 몇 분의 R&D 담당 컨설턴트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담당 현업 파트너가 까다로운가 보군'라고 생각하며, 첫 대면을 했는데 생각보다 까다롭거나 강한 인상을 가진 분은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담당자에게 따로 들으니 이전에 교체된 컨설턴트 분들은 경험이나 지식이 많아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되는 사람이었으나, 정작 결과물인 장표를 한 장도 못 만드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아는 것이 많은 데 그것을 결과물로 만들어내지 못하니까 결국은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였죠.
이처럼 컨설턴트가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도, 니즈에 따라서 해결책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고, 고객은 해당 결과물을 가지고 판단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몸이 아파서 의사를 만나러 갔는데, 의사가 이래서 아프고 저래서 아프고 한참을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음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면, 처방전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기가 아는 것만 드러내고 만 꼴인 셈이죠.
컨설턴트도 결국 자신이 고객에게 선택된 이유인 결과물을 만들어야만 자신의 몸값을 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컨설턴트의 결과물은 문서이고, 그런 의미에서 컨설턴트에게 있어서 문서 작성 역량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인 역량입니다. 보통 컨설턴트에게 문서 작성이라고 하면 보통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생각할 겁니다.
그렇지만, 컨설턴트는 장표 외에도 작성해야 할 문서가 많습니다.
첫 번째는 회의록입니다.
컨설팅 프로젝트는 다양한 회의들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해당 회의들은 무의미하게 모여서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이슈를 도출하거나, 의견을 조율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일종의 중요 업무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업무에서 회의록은 단지 회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회의 시간에 논의된 내용을 요약하고,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리고, 향후 회의 전, 또는 본 회의가 마치기 전에 담당자가 특정한 일정에 맞춰서 수행해야 하는 액션 아이템을 정리해 둡니다.
위 내용 중에서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서로 회의 시간에 논의한 내용, 의사결정한 내용을 재확인하고, 참여자 간의 확인을 하는 활동입니다.
회의록은 업무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서 보통 신입사원을 많이 시키긴 하지만, 회의록은 업무 때문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 증거로 활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프레젠테이션 장표입니다.
컨설턴트가 내놓은 가장 중요한 산출물 형태 중 하나이죠.
장표를 잘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따라서 컨설턴트가 제 몫을 했는가, 안 했는가가 결정될 만큼 중요한 문서입니다.
자, 그럼 어떻게 장표를 만들어야만 장표를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까요?
개인적으로 프레젠테이션 장표는 세 가지를 만족하면 좋은 장표라고 생각합니다.
1) 논리적 구성이 탄탄하다.
전체 장표 간의 구성, 장표 내 구성은 컨설턴트가 자신의 논리적 사고를 장표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컨설턴트가 논리적 사고가 익숙하다면, 그가 만들 잘 표현한 장표는 당연히 논리적 구성이 탄탄해야 합니다.
2) 각 장표가 일관성/통일성이 있고, 기본을 지키고 있다.
페이지마다 제목의 위치가 바뀐다면, 폰트 크기가 지나치게 다양하고, 제목, 헤드메시지 폰트 크기가 다르다면 어떨까요?
전체 장표 페이지수 표시가 없고, 목차가 없고, 페이지 번호가 빠진 장표가 있다거나, 장표의 구성은 동일한데 다양한 색깔로 표현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장표를 예쁘게 만드는 건 단시일 내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표의 기본, 장표의 일관성 준수 작업은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 가지만 준수해도 전 장표를 잘 만드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심미적으로 매력적이다.
저도 획득하지 못한 장표의 특성이고, 단시일 내에 습득하지 못할 특성입니다.
그래서, 전 장표의 심미적 특성은 포기하고, 2) 번까지만 준수해도 기본은 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엑셀 파일입니다.
은근히 엑셀 파일로 작업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데이터 양이 많거나, 데이터 변환 작업이 필요할 경우 엑셀은 굉장히 유용한 문서 툴입니다.
그래서, 보통 파워포인트 장표 작업 이전에는 거의 엑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매크로, 함수, 피봇 등 엑셀의 편리 기능을 활용하면 업무 효율을 상당히 올릴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문서 작성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문서의 종류를 알아봤습니다.
요즘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해서 문서를 쉽게 작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 그냥 담는 것이 아니라 전달에 용이하게, 활용에 용이하게 담기 위해서는 직접 고민을 해야 합니다.
다른 서비스에 도움을 받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