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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의 사고법

문제해결에 필요한 생각하는 방법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by 심야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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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는 한글로 번역할 경우 가장 적당한 용어가 뭘까요?

아마도 "문제해결사"가 아닐까 합니다.


컨설턴트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컨설턴트는 제대로 된 컨설턴트라고 볼 수 없죠.


만약 컨설턴트와 컨설턴트가 아닌 사람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복장? 말투? 결과물을 만드는 역량?

처음 정식으로 컨설턴트로 일할 땐 "복장"이 그것을 대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인지 쫙 빼입은 슈트, 반짝거리는 구두, 정갈한 외모가 그 직업을 대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외적인 모습이 중요합니다. 고객을 상대하는 데 후줄근한 복장과 지저분한 외모는 내적인 역량과 관계없이 신뢰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사고법", 즉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컨설턴트로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 글에서 사고법이 컨설턴트라는 직업에만 국한하여 필요한 것으로 보진 않습니다.


단, 컨설턴트가 해당 사고법을 갖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는 거죠.

자, 하나씩 살펴볼까요?


1. 권위나 특정 도그마에 빠지지 않은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한다.


현대 사회가 이 정도로 사회 문화 기술적인 발전을 이뤘음에도 힘의 논리에 따라서 생각의 틀이 치우치는 경우가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보다 사회적인 위치가 높으니까, 자신보다 재력이 많으니까, 자신보다 권력이 크니까 그들의 주장을 사실로 믿고 그대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은 힘의 논리로 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사실을 사실로 검증하지 않고, 힘의 논리에 따라서 결론을 내는 것은 생각하는 노력을 거치지 않는 게으름의 산물입니다.


컨설턴트는 치우침이 없어야 하고, 생각함에 게으름이 없어야 합니다.


2. 현상, 의견 등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보통 인터뷰를 하고 나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인터뷰에 나오는 내용을 사실로 믿는 겁니다.

고객사에 대해서 이해를 하기 위해서 임원 면담, 현업 인터뷰를 하는 데, 그 결과에 대해서 중복 체크도 하지 않고, 사실 확인하지도 않고 그것이 사실로 믿는 것이죠.


사실 개인의 의견만큼 틀리기 쉬운 것이 없습니다. 기억이 잘못될 수도 있고,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일 수도 있고, 정확히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터뷰가 중요한 것은 현황 파악, 문제 도출을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끝내면 안 되고, 다양한 사람과 인터뷰를 하여 사실 관계를 재확인해야 하고,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서 검증을 해서 결과물을 완결 지어야 합니다.


또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문제가 있는 현상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건,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생각을 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전자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무비판적으로 현상을 받아들이는 건, 습관입니다.


생각하는 방식은 쉽게 고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받아들이는 현상, 의견 등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팩트 체크를 통해서 확인하려는 것은 훈련이 필요한 습관입니다.


3. 비약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결과를 내지 않도록, 결과를 내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전개한다.


현상을 파악하고,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도달하는 과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결책을 찾는 과정, 내가 찾은 해결책이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은 모두 생각의 비약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 과정은 다른 사람이 봐도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과정이어야 하고, 그 과정을 다시 거치더라도 동일한 답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린 논리적인 과정을 거쳤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사고법이 부족한 컨설턴트가 자주 일으키는 실수는 설득력 약한 장표에서 확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논리적인 전개 과정이 아닌, 비약으로 만들어낸 결과가 담겼기 때문에 그것을 본 고객은 갸우뚱할 수밖에 없고, 설득될 수 없게 되는 거죠.


장표는 컨설턴트가 만들어낸 논리의 결과물입니다. 그것이 부족하면 좋은 장표가 만들어지지 않죠.


4. 선입견,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문제를 원점부터 생각한다.


지식과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가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새로운 고객사의 문제 해결 과정에 과거의 경험이나 자신의 지식으로 경도된 의견이 반영되는 것입니다.


사실 지식과 경험이 많다는 건, 그만큼 고객사의 문제에 적절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하긴 하지만, 무작정 과거의 사례를 일반화하여 해당 고객사를 위한 결과물을 반영하려고 하면, 고객사에 맞지 않는 옷을 만들 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지식이 풍부하고,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는 모든 것을 원점에 두고 판단해야 합니다.


과거에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재 고객사에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과거에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문제가 사실은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는 현상 중 하니일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가늠자를 원점에 맞추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격을 할 때, 원점 조정부터 시작을 하죠. 총의 상태, 주변 환경 조건, 사수의 상태를 고려하여 과거에는 성과를 냈던 것이라도 다시 사격을 할 때는 다시 조정을 합니다.


컨설팅도 동일합니다. 과거의 경험이 있었던 것과 관계없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스스로 원점 조정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문제가 아닌 피상적인 문제를, 최적의 해결책이 임시방편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5. 가설을 중심으로 문제를 전개하고, 철저한 검증 과정으로 결론에 이른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컨설턴트는 정해진 기간에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원점에 두고 생각하고, 논리적인 비약이 없이 전개하는 과정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많이 시간과 자원을 소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컨설팅 과정의 효율성을 위해서 결과를 두고 업무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 해결 과정을 올바른 사고방식에 따라서 결과를 도출하는 귀납적 사고가 아니라, 예상되는 결과를 산정하여 해당 결과가 맞는지 검증해 가는 연역적 사고를 취하는 겁니다.


물론, 해당 가설이 틀렸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다른 가설을 세워야 합니다.

귀납적으로 사고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그 과정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연역적으로 사고를 하게 되면, 결론이 그 과정을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기에 빠르게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컨설턴트가 갖추고 있어야 할 사고법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컨설팅 프로젝트 하는 과정에서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실수 중 하나가 생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나보다 권위가 있는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고객의 의견과 현재 상황을 아무런 비판 없이 인정하고, 논리적인 과정을 무시하고 생각하는 대로 장표를 구성하고, 과거의 사례를 치우쳐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늘어지는 귀납적 과정으로 일하는 것이 모두 제가 했던 실수 들입니다.


컨설턴트는 생각함에 있어서 요령을 피워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과 편하게 일하는 것은 다른 겁니다.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건 입력 대비 결과의 문제이고, 사고방식은 치열하고 고단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무리 효율적으로 일해도 고객을 위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Image by OpenClipart-Vector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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