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 변환의 창을 통해 본
지식 경영의 대가 노나카 이쿠지로의 2009년에 번역 출간된 "노나카의 지식경영"은 지금 읽어도 배울 것이 많은 경영 명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노나카의 지식경영"에 있는 핵심 개념인 암묵지와 형식지인 지식 분류, 지식변환의 4가지 창을 통해서 컨설팅 역량 발전 경로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컨설팅은 대표적인 지식 서비스이기 때문에, "노나카의 지식경영"의 지식창조 이론을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1. 지식 분류인 암묵지와 형식지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경영"에서 설명하는 암묵지와 형식지에 대한 설명부터 알아보겠습니다.
① 암묵지: 말로 표현하지 힘들지만, 그것은 개인, 집단, 조직 차원에서 개인적 경험, 이미지, 숙련된 기능, 조직문화, 풍토 등의 형태로 존재하는 지식이다. (말로 나타내기 힘든 주관적, 신체적인 아날로그 지식)
② 형식지: 언어나 구조를 가지고 존재한다. 제품사양, 문서, 데이터베이스, 매뉴얼, 화학식 등의 공식,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서술하기 쉽고 객관적, 논리적인 디지털 지식)
처음 컨설팅 업무를 하는 컨설턴트와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의 차이는 대부분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암묵지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무엇이 부족하다고, 무엇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하는지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차이가 그들의 암묵지로 인해서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학습이나 연구를 통해서 얻은 것일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경험에서 얻어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암묵지 형태입니다. 이를 경험이 적은 컨설턴트가 이겨내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통해서 경험을 쌓거나, 경험 많은 컨설턴트를 통해서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경험 많은 컨설턴트의 지식이 형식지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통해서 배우거나 아니면 그들이 많은 산출물, 암묵지가 형식화된 결과물인 프로젝트 결과물을 보고 배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또한 부족함이 있을 겁니다.
다시 정리하면 컨설턴트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지식은 암묵지이고, 이를 배우려면 같이 일하면서 장인과 도제 식으로 배우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암묵지를 어느 정도 형식지로 표현한 것이 컨설팅 산출물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배우는 방식도 있습니다.
2. 지식변환의 '4가지 창'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경영"에서 설명하는 지식변환의 '4가지 창'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겠습니다.
지식변환은 조직에서 지식을 획득, 공유, 표현, 결합, 전달하는 창조 프로세스의 메커니즘을 말한다. 지식변환이란 암묵지와 형식지의 상호작용으로 원천이 되는 지의 축과 변환된 결과물로서 지의 축으로 이루어지는 매트릭스이다.
첫 번째는 암묵지에서 암묵지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사회화(Socialization)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앞서 설명한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와 경험이 부족한 컨설턴트가 같이 일하면서 지식, 노하우 등을 습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흔히 장인과 도제 간의 지식 전수 과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형식지가 존재하지 않는 지식의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가장 효과적인 전수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서 경험이 부족한 컨설턴트가 역량을 빨리 향상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배울 만한 사람입니다. 배울 것이 있는 사람과 같이 일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암묵지를 자신의 암묵지로 전환하는 과정을 겪으면 가장 빠르게 역량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일반화할 수도 없고, 사람마다 성공 여부나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학습 역량이 떨어지거나 학습 의지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컨설턴트와 일하게 만들어도 결과는 배우는 것 없이 지지부진한 모습 그대로 머물 것이지만, 학습 역량과 학습 의지가 충만한 사람은 몇 개의 프로젝트 만에 자신의 역량이 일취월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암묵지에서 형식지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외부화(Externalization)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암묵지를 표현, 저장, 공유할 목적으로 언어나 시각적인 메시지로 전환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책을 쓴다거나, 교육자료를 만드는 작업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컨설턴트에게는 자신이 수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컨설팅 사례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대표적인 외부화의 한 가지 예입니다.
컨설팅 사례로 묶지 않더라도 컨설팅 프로젝트에서는 대부분 산출물을 만들어 냅니다. 해당 산출물이 가장 훌륭한 외부화의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객사를 위해서 만든 산출물을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개별적으로 습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컨설팅 사례, 케이스 스터디를 따로 정리하는 겁니다.
프로젝트 바로 끝난 후에 정리하는 것이 기억이 가장 또렷할 때 정리하는 셈이므로, 컨설팅 결과물을 정리하게 되고 이것은 후배 컨설턴트를 위한, 또는 자신이 수행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위한 핵심 자산이 됩니다.
세 번째는 형식지에서 형식지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종합화(Combination)이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반복적으로 생성한 형식지를 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 회사에서 수행한 컨설팅 프로젝트의 결과를 또 다른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산업이 다르거나, 회사가 다르거나, 제품이 다르거나, 조직 문화가 다르거나, 운영 방식이 다르거나, 무엇 하나 동일하지 않은 회사들에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컨설팅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를 반복할수록 정리된 형식지들이 결합되어 일반적인 지식으로 정리되고, 다른 산업, 다른 회사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 형태로 재창조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중심으로 고객사마다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종합화된 결과물이 이론서나 기본서로 정리되는 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외부화에서 특정 프로젝트의 결과를 중심으로 사례 위주의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면, 종합화에서는 사례와 사례가 더해져서 일반화되고 정제된 지식인 책이나 교육교재가 되는 겁니다.
마지막은 형식지에서 암묵지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내면화(Internalization)이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문서, 책, 사례집의 결과물을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변환하는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할 컨설턴트가 유사한 주제의 과거 프로젝트 산출물을 학습하여 지식을 쌓는 것이 내면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는 컨설팅에 필요한 지식을 책 등의 정제된 결과물을 가지고 학습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내면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내면화 과정이 중요한 것은 온전히 내면화가 되어야만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컨설팅 결과물을 습득해도 그것을 읽기만 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 않거나, 기계적으로 해석만 한다면 내면화가 되지 않은 것이므로 활용이 어렵겠죠.
앞서 설명한 사회화(Socialization), 외부화(Externalization), 종합화(Combination), 내면화(Internalization)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지식변환 활동이 아니라, 증폭이 되는 나선형 지식변환 활동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주니어 컨설턴트가 경험이 많은 시니어 컨설턴트와 같이 일하면서 암묵지를 쌓고, → 사회화
자신의 프로젝트 결과물을 문서로 정리하여 자신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 외부화
지금까지 수행한 프로젝트 결과물들을 결합하여 일반화하고 체계화하고, → 종합화
이것을 또 다른 주니어 컨설턴트가 배우고 자신만의 지식으로 변환하는, → 내면화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역량 또한 사이클의 경로에 따라서 향상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 경영"의 지식변환 이론을 통해서 컨설팅 역량이 어떤 식으로 향상되는 알아보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본 서를 읽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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