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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끽 Sep 17. 2021

단 7분. 세상을 멈추고 온전히 하늘을 본 시간.

7.

세상을 멈추고 온전히 하늘을 본 시간.

새빨간 노을만 존재했던 시간.


퇴근하자마자 해가 지는 계절이 되었다.

조금 더 있으면 퇴근하기도 전에 해가 지겠지ㅜ

이 광경을 놓칠세라, 따릉이를 스캔하는 손을 바쁘게 페발위의 발을 서둘렀다.


다행히 합정역 1번출구에 자전거가 있었고,

횡단보도 신호등이 때를 맞추어주었다.

절두산 성지로 바삐 발을 굴렸다.


지금도 너무 멋지지만, 건물없이 볼 수 있는

하늘을, 노을을 보고 싶어.


하늘은 이미 장관이었다.

360도 카메라는 이럴때 쓰는 건가.

휴대전화보다 인간의 눈이, 감각이, 이토록 뛰어나다고 느낀건 정말 오랜만이다.


2호선이 보이는 급경사를 빠르게 내려왔다.

이 순간도 너무 멋져서 멈추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와-!

드디어 만났다.


탁트인 하늘, 새빨간 하늘, 일렁이는 강물.


서둘러 영상을 찍고, 이후엔 눈으로 담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 전화를 했다.

그도 같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하늘은 언제 내가 그랬냐는듯 얼굴을 바꾸었다.

그 순간이 이토록 아름다운건

그의 짧음, 순간이라는 것도 한몫하겠지.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순간을 만끽했다.


- 집에가기 아쉬워, 뒷장에서 모기 친구들과 함께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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