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즈맨 Jul 12. 2023

밤의 끝자락에 다가오는 두려움, 불면증 고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잘 수 있을까


매번 생각한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불면증 환자들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심할 때는 숨이 멎는듯한 느낌도 드는데, 그때마다 할 수 있는 건 심호흡과 스트레칭뿐이었다. 사실 그마저도 큰 도움은 안된다.


보통 이렇게 못 잘 때에는 이틀정도 꼬박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흔했다. 그리고 못 견디는 날은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뻗어 자버린다. 그렇다고 다음날 일어났을 때 피곤함이 사라졌느냐?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답답한 무언가가 머리와 어깨 위에 얹혀있는 느낌이다.




심할 때에는 내가 움직인다는 느낌이 아니라, 강에서 허우적 대는 느낌으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이럴 때 실수를 한다. 짜증이 나지만, 그럴 힘조차도 안 나는 게 현실이었다. 사실 고치려고 엄청 노력했다. 수면 클리닉도 가보고, 약도 먹어보고 별 짓을 다 했다.


처방은 약과, 다양한 금지법을 요구했다. 잡생각 금지, 잠은 11시 이전, 잠들기 전 격한 운동 금지, 따뜻한 물 샤워하기 등 여러 방법을 알려주셨다. 하지만 사실 이미 다 하고 있던 거라 약으로 일단 의존했다. 그래도 오래가지 못하더라. 그때부터는 침대에 눕기만 해도 겁이 났다. 오늘도 몇 시간을 이렇게 뒤척여야 하나 하고 말이지.


상태가 악화될 때에는 환청도 들렸다. "자니?"라는 소리도 들리고, 비웃는 소리 등등 여러 잡소리가 들려 하루종일 나를 괴롭혔다. 오죽하면 신기가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지금 나한테 뭐 붙어있냐 물어볼 정도였다. 몇 달을 그렇게 괴롭게 보냈었다.


불면증에 좋다는 호흡법도 어지간한 건 다 해봤다. 337 호흡법 이라던지, 그와 비슷한 다양한 파생법도 해봤는데 결국은 소용이 없었다. 뭘 해도 내 정신은 말똥말똥하고 눈도 초롱초롱했으니까. 진짜 이렇게 살다가는 어느 순간 심장마비로 죽겠다 싶었다.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 후에 내가 찾은 해답은, 직접 몸에서 찾아보는 것이었다. 신체의 불균형으로 순환이 이뤄지지 않아서 못 자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점이 생겨서 말이다. 그래서 일단 다채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크게 총 2가지로 구분했는데 각각 운동과 내 몸을 직접 케어해 주는 치유기법을 찾아 나섰다.


운동은 헬스 이런 게 아닌 이완과 심적 안정을 도모하는 요가를 선택했다. 명상과 다양한 골반 열기 덕분인지 살짝씩은 잠들 수 있었다. 물론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서 잠깐만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다녀보자 해서, 몇 년을 다녔었다.


잘 못 자는 나날들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잠들 수 있었다. 그다음은 그래서 내 몸을 케어하는 기법을 찾아 나섰다. 마사지도 다녀보고, 유명하다는 기관에서 다른 치료도 받았지만 솔직히 큰 도움은 안 됐다. 그때뿐이었으니까. 아.. 진짜 답이 없을까 하다가 빛처럼 다가온 테크닉이 하나 있었다. 바로 CST.


두개천골요법이라는 테크닉인데, 두개골의 뼈를 미세하게 조정하여 숨구멍을 열어주는 기법이다. 물론 한 두 번으로는 바로 효과를 실감하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꾸준히 받았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받고 나서는 수면의 질이 달라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따지면 지금도 그렇게 잘 잠드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예전만큼 심하지는 않아서 죽음의 공포에서는 탈출한 느낌이 든다. 요즘은 CST를 배워서 나도 사용하며 활용하고 있다. 벌써 햇수로 7년이 넘어가는데, 주변 사람들의 불면증은 고치면서, 정작 나는 받지 못해 끙끙 앓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왜 안 받냐?라고 궁금하실 수 도 있는데, 한 번 받는데 비용도 비쌀뿐더러, 잘하는 사람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치료사마다 실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잘 못 쓰는 사람 만나면 그날은 정말 몸이 힘들어진다. 더 답답하고, 울렁거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내가 직접 가르치면서 적용시키고 있는데 1년쯤 되니까 이제 어느 정도 효과는 보이는 것 같다. 내년쯤 되면 그래도 편하게 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오늘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침대에 누워본다.

작가의 이전글 좋은 치료사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