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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즈맨 Jun 03. 2024

두개천골요법 CST가 뭘까

무한한 가능성의 테크닉


내가 물리치료사를 관두게 한 테크닉이 있다. 그동안 내가 믿고 있던 메커니즘을 완전히 박살 내버린 그 주인공은 두개천골요법 즉 CST라고 불리는 기술이다. 처음 내가 그 기술을 접하게 된 것은 2013년쯤이다. 우연찮게 스터디를 하며 알게 된 선생님이 소개를 해줘서 알게 됐는데 당시에는 신경도 안 썼었다.


이론 중에 말도 안 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두개골 뼈는 움직이는 관절이라는 것. 지금껏 학교와 임상에서 배운 내용을 복기해 보면 두개골은 턱관절 이외에는 움직일 수 없는 관절이라고 배웠었다. 그런데 CST에서는 그게 아니라, 22~23개의 뼈가 모두 살아 숨 쉬며 각각의 움직임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부정하던 나는 지금 열렬한 CST의 팬이 되어있다. 일반적인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던 문제를 드라마틱하게 해결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본문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적은 힘으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우선 두개천골요법이 뭔지 알아보자. 명칭을 살펴보면 두개골, 천골을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두 부위를 활용해 어떤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구나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더 깊게 보자면 뇌 + 척추 = 중추신경계를 의미하기에 여기에 관련된 신경학적인 부분까지 케어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컨대 현대인의 고질병 불면증, 허리 통증, 두통,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통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조금 더 나아가 뇌졸중 후유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직접 받아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갖고 있던 후유증의 반절 이상은 사라진 상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머리, 얼굴 쪽 감각저하가 심각한 편이라 만져도 감각을 잘 모르기도 하고 어색했다. 그냥 내가 만진다는 느낌이 잘 안들었다. 그러다가 CST를 받고 나서는 그런 증상이 7~80% 정도 호전됐다. 그게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가장 큰 장점은 테크닉 자체가 큰 힘을 들여 꺾고, 비트는 게 아니라는 것. 멀리서 보면 그냥 손만 갖다 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서 근막의 흐름이나, 림프의 순환, 뇌척수액의 움직임까지 모두 느껴가며 케어를 해야만 한다. 


깊게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들 정도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시켜 주기에, 불면증에도 특히 좋다. 장담컨대 안 받아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받아본 사람은 없다고 본다.



아프게 하지 않아, 흐름에 몸을 맡겨



간혹 보면 수기치료에 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분이 있다. 물어보면 예전에 마사지샵이나, 도수치료실에서 케어를 받을 때 너무 아프게 받아서 그렇다고 하더라. 돌이켜보면 나도 그러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는데, CST는 그럴 일이 전혀 없다.


강하게 할 이유가 1도 없기 때문이다. 발목 -> 무릎 -> 골반 -> 흉곽 -> 머리 순으로 천천히 그 사람의 몸을 읽고 어디의 문제인지 체크하며 하나씩 풀어나간다. 덕분에 보기에는 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캐치하고 막힌 부분이 있다면 다른 부위와 연결시켜 흐름을 더 원활하게 해 주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그래서 아픈 부위에 손을 대고, 어디의 움직임이 막혀있는지 하나씩 읽어가야 하기 때문에 강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강하게 해 버리면 몸을 읽기가 힘들어진다. 받아보시면 알겠지만 이완이 시작되면 깊은숨과 함께 진짜 휴식이 뭔지 깨닫게 된다.



드라마틱한 경험도 했었어



내가 직접 받아보며 경험한 것도 있지만, 직접 케어하면서 느낀 부분도 있다. 첫 번째는 디스크 파열. 책에서는 물리치료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배웠었다. 해부학적인 관점에서 봐도 그렇다. 그래도 병원에서 일단 도수치료 처방이 내려와서 직접 케어한 적이 있다.


침대째로 실려오셨는데,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결국 CST로 30분을 봐드렸었다. 받고는 엄청 편하다고 하시더니 두 번째 오셨을 때는 휠체어, 세 번째는 걸어서 오셨다. 너무 고맙다고 고개까지 숙이며 감사를 표시했었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결국 그 분은 수술을 받지 않고 퇴원하셨다.


두 번째는 돌발성 난청. 아버지 지인의 딸이 선천성 돌발성 난청이라 보청기를 끼지 않으면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CST 이론 중에 돌발성 난청에도 도움이 된다는 대목이 있어 케어를 시작했는데 결과부터 말하면 그 학생은 더 이상 보청기를 끼지 않는다. 즉 귀가 들린다는 소리다.


물론 시간은 꽤 오래 걸렸다. 거의 2년 넘게 걸렸는데, 돌이켜 보면 이 친구를 봐주면서 실력이 엄청 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나 자신에게 뿌듯하기도 했던 순간이다. 불가능을 가능케 했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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