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코칭의 시작, 글의 힘이 뭘까요?

by 노콩

내가 처음 일기 코칭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요즘 문해력이니, 국어 어휘력이니 하면서 아이들에게 영어, 수학만큼이나 국어 과목이 중요해지면서 그 분위기를 타게 된 것 같았다.

내가 일기에 대해 시각을 다르게 갖게 된 것은 당연히 우리 아이들의 일기 숙제를 봐주면서부터다. 처음에 아이들 일기는 숙제에 불과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적어내야 하는 일기 숙제는 아이들의 공부 루틴에 변화를 줘야 하는 조금 성가신 존재였다. 그러나 내가 명색이 작가인데, 아이들 일기 쓰기를 대충 봐줄 수는 없었다. 옆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다가 문득 깨달음이 있었다. 아이들의 일기를 숙제가 아닌 글쓰기의 입문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이를 지도하던 방식이 바로 글쓰기의 노하우였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부모에게 전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는데 일기 코칭을 하는 사람이 딱히 없었다. 관련 책도 딱히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하면 새로운 무언가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경험도 없는 내가 이것을 사업이나 돈벌이 수단으로 가져가기엔 위험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것. 코칭을 하고 브런치에 그 이야기를 적어야겠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나의 무료 코칭에 생각보다 많은 가정들이 호응해주었고 나는 다음 달에도 몇 팀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아이들을 하다 보니 어른들도 하게 되었는데, 어른은 아이와 다른 또 다른 노하우가 필요했다. 일단 어른은 길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쪽보다는 이야기를 줄여나가는 쪽, 밀도 있게 구성하는 쪽에 더 초점을 맞춰야 했다. 이 역시 나에겐 새로운 도전이고 새로운 경험치를 쌓는 일이었다.

그러나 코칭에서 가장 재밌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사람이 달라지니 참 신기하게도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이야기가 달라졌다. 내가 그 사람에게 해줘야 할 말이 달라졌다. 매번 새로운 코칭 거리가 나온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AI가 일반화되는 미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 중에 하나가 ‘작가’라고 한다. 물론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춰두면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미술, 수영, 피아노를 가르치듯 글쓰기 능력도 키워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이런 발언이 안 그래도 할 것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짐을 하나 더 얹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지만 사실 글이 주는 힐링의 힘, 글이 주는 생각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꼭 아이들이 아니어도 좋다. 힘든 상황 속에 어떤 사람이라도 좋을 것이다. 글을 쓰고, 읽고, 소비하면서 느껴지는 그 에너지를 한 번쯤은 느껴봤으면 하는 소망이다.



글의 힘이란?

대단한 글쓰기가 아니어도 됩니다. 고민 거리가 있을 때 장점과 단점으로 분류해서 적기만 해도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더 기우는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머리가 차가워지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그래서 좀 더 이성적이고 객관적이 될 수 있어요. 저는 글은 감성이 아니라 이성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심리적으로 동요가 올 때 글을 씁니다. 훨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요.



편지.jpg 글씨를 틀려도, 내용이 짧아도 좋아요. 마음만 전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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