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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Sep 07. 2023

아이들의 발달이란..

불안도 높은 엄마

저는 불안도가 높은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할 때는 자신감이 있는 교사였고, 부모님들에게 상담을 할 때는 확신에 찬 상담자이지만 내 아이를 바라볼 때는 확신이 없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영재기관에서 근무하다 보니 아이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져 있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것 같으면 남들만큼 하지 못할까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저희 아이는 5세지만 늦은 생일입니다. 

그래서 또래보다 뒤처지는 것에 더 민감하고 '못한다는'평가를 받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아이가 요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아이의 발달에 비해 먼저 교구를 구비해 놓는 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에게 보여주곤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대부분 관심이 없고 하기 싫어하며 교구의 규칙과 방법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놀이를 합니다. 그러면 저는 아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친숙해지도록 틈틈이 제시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교구의 방법을 익히고 제대로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큐비츠'라는 교구를 구비했습니다. (큐비츠는 정육면체 토막이 여러 개 있고, 토막을 그림과 똑같이 만드는 공간지각과 관련된 활동 교구입니다.)

교구를 제시하자 아이는 정육면체 토막을 길게 늘어뜨려 지렁이를 만들고 기뻐하였습니다. 

한동안 지렁이를 만드는 아이에게 패턴이라도 알려주고자 패턴으로 만드는 지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봄 정도에는 패턴에 관심이 있었기에 그렇게 몇 번 활동하였고 조금의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계속 지렁이를 만들던 아이가, 최근 그림과 똑같이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 활동이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은 4개의 토막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고, 자신이 만드는 것과 그림의 것이 똑같은 걸 인지하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저에게 물어보며 하나하나 토막을 놓고 뿌듯해하며 집중을 합니다. 아직 도형의 회전을 완전히 지각하기는 어렵지만 배우는 것에 관심을 갖고 몰입합니다.


또한 5세가 되며 한글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패드 학습지를 신청하였습니다.

올해 초에는 관심이 없던 아이가 계속 한글로 놀이를 하니 몇 개 읽을 줄 아는 단어가 생겼습니다. 읽을 줄 아는 단어를 기반으로 관심이 생겼고, 몇 달 전부터는 단어를 외우는 속도가 빨라지며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이렇듯, 저는 한 발자국 앞서 나가 활동을 제시하여 아이가 따라오기 어려워하지만, 결국 때가 되면 다 따라오고 할 수 있는 아이가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 부모로서 해야 할 것은, 끊임없는 '제시'입니다.

저는 불안함이 큰 엄마여서 아이를 '할 때 되면 하겠지.'라고 내버려 두진 않았습니다.

공간, 관찰, 한글, 책 등 다양한 활동을 끊임없이 제시했고 아이가 따라오지 못할 경우는 그 상태로 탐색하고 아이의 주도대로 놀이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의 발달이 준비가 되었을 때 쉽게 받아들이고 흥미도 갖게 됩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며 각자의 때가 있습니다.

물론 다른 친구보다 늦게 익히는 영역도 있겠지요. 하지만 더 빨리 익히는 영역도 있습니다.

그걸 잘 알고 있지만 불안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아이를 바라보기가 어렵습니다.ㅠㅠ

아이가 이루어낸 결과들을 기억하며 아이를 믿고 발달의 때를 기다려주는 저와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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