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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Sep 21. 2023

발달이 더 빠른 친구가 있다는 것

내 아이의 친구 관계

5살 제 딸에게는 발달이 조금 빠른 친구가 있습니다.

생일이 늦어 아이가 주눅 들지 않을까, 다른 선생님들이 아기 같이 볼까 봐 걱정했지만, 아이는 늘 씩씩했고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별문제 없이 지내며 참여도가 좋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며 저의 우려를 잠재워 주시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아이가 "나는 키가 작아. 00만큼 크고 싶어." "나는 영어 못해." "나는 이름 글자로 못써.""내 신발 못생겼대. 예쁜 거 사줘." 이런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실제로 이름을 글자로 쓸 줄 알며 영어도 유치원에서 배우는 건 나쁘지 않게 소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신감이 약해진 느낌이었습니다.

키가 또래보다 늘 작아도 작은지 의식 못하고 살았고, 신발도 신겨주는 대로 신었지 공주신발을 늘 신어야 하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왜 그럴까 걱정하는 도 중 아이의 친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도 아이와 같은 개월수라 생일이 늦지만 키도 크고 전반적 발달이 빠릅니다. 

특히 언어가 빠르고 성숙한 느낌이라 언어가 능숙하지 않고 성숙과 거리가 먼 저희 아이와 비교해 봤을 땐 언니 같습니다.

그 친구가 올해 초부터 친하게 지내지만 동생같이 대한다는 것과 신발 못 생겼다, 키가 작다 등등의 말로 아이를 속상하게 하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아이는 그 친구를 좋아했고 개의치 않는 것 같아 보여서 저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앞서 언급한 아이의 발언들과 부쩍 주의력이 떨어진 모습, 학습에 관심 없는 태도에 속이 상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기 앞서, 아이가 그 친구와 있을 때 자신감이 떨어지는 건지, 그 친구의 행동만 영향을 주는 건지, 다른 친구들의 수행도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살펴본 결과, 저희 아이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성격이나 그 친구를 무척이나 좋아하여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이에게 그 친구가 왜 좋은지 물어봤습니다. 아이는 그냥 좋다고 합니다. 제 속은 타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저희 아이를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기 신발은 신지 않은 채 저희 아이의 신발을 신겨주고, 저희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다가 사탕 봉지를 못 뜯고 있으면 도와주고..


사실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저희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 친구는 동생처럼 잘 챙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며 언어가 잘 발달되고 관찰력이 좋다 보니 키가 작다, 못한다 등의 말도 서슴지 않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는 놀이할 기회가 되면 동생보단 언니, 오빠들을 선호합니다.  언니, 오빠들이 늘 잘 챙겨주었고 챙김 받으며 노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이런 성향이 그 친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자존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1. 아이가 잘하는 것 알려주기

2. 그 친구가 잘하는 것을 아이가 못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3. 사람들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4. 아이가 좋아하는 것 찾기

5. 나에 관한 책 읽기

6. 아이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을 해낼 수 있게 도와주기

7. 집에 와서 엄마와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기(사랑 주고받기)

8. 평소에 잘할 수 있다는 응원하기

9. 틀려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기(수정이 가능한 활동 많이 하기)

10. 친구가 아이의 것을 못생겼다고 할 때 "그런 말 하는 건 친구를 속상하게 해서 나쁜 거야. 그리고 내 거 예뻐. 네가 그렇게 말하니 속상해. 앞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아 줘."라고 대처하는 방법 알려주기


유치원 선생님과도 상담을 진행하였고, 선생님께서는 유치원에서 특이사항은 없으나 과제를 할 때 다른 친구가 먼저 시작을 하면 관찰한 후 시작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완벽주의적 성향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서 정답이 딱 떨어지는 활동보다 과정이 중요한 활동을 많이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완벽주의적 성향의 아이들은 틀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상담자로서 일을 할 때는 발달과정 중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제 아이의 어려움은 저에게 불안감을 주고 풀기 힘든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이 상황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기 위해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 저처럼 사건을 중심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상황이 대충 그려지고 정리도 될 것입니다.

함께 노력하며 자신감 넘치던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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