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수업 경험기, 적절한 참여수업
저희 딸은 19년생으로 올해 5살입니다.
생일이 늦고 말도 늦게 트였으며 키도 작아서 유치원에 보낼 때 걱정했지만, 의사표현에 문제없고 배변 훈련도 마쳤기에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보냈습니다.
아이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지만 친구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얘기를 듣거나, 활동 사진에서 혹은 동영상에서 밝아 보이지 않으면 걱정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이런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자주 전화 하셨고 그때마다 봇물 터지듯 질문을 하고 괜찮다는 얘기를 들은 후에야 안심하곤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늘 "00만 생일이 늦은 건 아니에요. 저희 반에 생일 늦은 아이들 많아요. 수업에 잘 따라오고 느린 것 없으니 걱정 마세요. 친구들과도 잘 지낸답니다."라고 얘기해 주셨고 그러면 저는
"친구들한테 끌려 다니는 건 아닌가요? 요즘 애들 빠르다던데 저희 애는 아기 같아서..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노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또는 "대집단 시간에 잘 앉아있나요? 원래 참여도가 좋은 아이인데 참여는 잘하는 편일까요? 사진에 적극적이지 않아 보여서요." 이런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유난인 거 알고 선생님께서도 힘드실걸 알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자꾸만 질문하고 안심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정통신문에서 부모참여수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모참여수업... 아이의 어린이집 시절 여러 번 참여해 보았으나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이가 어떻게 어린이집 생활을 하고 있고, 어떤 놀이를 하는지, 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가 궁금했는데 늘 이벤트성 행사를 하여서 즐거웠지만 궁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유치원에서 하는 첫 행사니 무조건 참석하였습니다.
부모참여수업 당일, 유치원에 들어가자 원장님께서는 핸드아웃을 주셨고 그 안에는 자유선택놀이의 소개가 담겨 있었습니다. 영역별로 나누어져서 어떤 놀이를 하는지 자세히 적혀 있었고, 사진도 첨부하였고 교육적 효과도 쓰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장님께서는 아이들이 요즘하고 있는 활동이니 스스로 선택해서 놀 때 아이에게 어떤 놀이인지 물어보고 설명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교실로 들어가서 아이를 만났고 아이는 자신감 있게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 가서 앉았습니다. 집중해서 놀이하며 저에게 놀이에 대해 설명하려 했고 이 모습이 기특해 보였습니다.
그 놀이가 끝난 후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때도 아이는 주도적으로 행동하였으며 엄마는 모르고 자신은 안다는 생각에 들떠 의기양양해 보였습니다.
영역에서 만난 친구들은 옆에 부모님이 있어 어색해 하긴 하였지만 평소 저희 아이에게 관심이 있고 함께 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유선택놀이가 끝난 후 특성화 활동 같은? 미술활동을 하고 영어특성교육을 참관하였습니다.
참관을 하며 아이들이 이렇게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구나, 이렇게 즐겁게 영어를 배우는구나, 참여도가 매우 좋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생님께서 질문하면 모든 아이들이 손을 들고 자기가 하겠다고 하였으며, 저희 아이도 뒤지지 않고 양팔을 뻗어 의사표현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에게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시간이 끝날 때까지 총 3번의 대답을 하였고 모든 아이들이 정답을 얘기했습니다.
선생님이 이끄는 활동은 모두 적극적으로 따라 하였고, 이렇게 활동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익숙해 보였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알파벳의 음가, 단어를 즐겁게 익히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여전히 배우는 것에 열정이 있는 아이였으며, 유치원에서 적극적으로 배우고 이해하며 이해한 걸 적용할 수 있는 아이였구나, 우리 아이와 놀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많구나 라는 생각에 안심도 되고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내 아이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았고, 내가 없으면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르치지 않은 건 다 모른다고 생각했으며 그저 느린 개월 수의 아이로,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아이...
그렇게 생각한 제가 미안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건 어렵습니다. 저는 불안함을 내려놓는 것이 어렵습니다.
내 아이를 믿고 신뢰하는 눈빛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온갖 불안함이 머릿속에 가득 차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참여수업은 이런 제 생각을 다시 한번 다 잡을 수 있게 했던 기회였습니다.
기관을 선택하실 때 이렇게 참여수업을 아이의 생활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행사로 계획하는 곳이라면 믿을만한 것 같습니다.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행사 등은 이벤트성 일 수 있습니다.)
부모참여수업 시 확인할 것
1. 계획안에 따른 자유선택활동이 제시되고 있는지.
2. 자유선택활동은 영역별로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적합한 교구가 있는지.
3. 아이가 자유선택활동에 있는 교구를 잘 이해하고 적절히 다룰 수 있는지, 익숙하게 다룰 수 있는지.(오늘만 특별히 준비한 건 아닌지 살펴봅니다.)
4. 대집단 활동이 아이들에게 익숙한지. 잘 따라갈 수 있으며 즐거워하는지.(평소 대집단 활동을 적절히 계획해서 꾸준히 활동하였다면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보일 것입니다.)
5. 대집단 활동 시 아이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지는지.
6. 아이들이 참여할 만한 적절한 활동을 제시하는지.
7. 아이들이 즐거워하는지
*****아이의 잠재능력을 응원하며 오늘도 '내 마음을 내려놓기!' 다짐합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 라엘엄마의 육아일기 (withla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