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승일 Sep 26. 2023

직장 상사로부터 온 ‘부고장’ 문자, 사기였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부고, 택배, 온라인 상품권 등 메신저 피싱 주의햐야

철없던 중학생 때의 일이다. 친구와 사소한 말다툼을 하다 화난 친구가 필자 누나에 대해 언급을 했다. 그때 필자는 “가족은 건들지 말자”라며 심하게 싸웠던 기억이 있다. 3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때의 일이 문득 생각났다.   

  

경찰관인 필자의 상사로부터 최근에 문자 한 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자 내용은 ‘아버님께서 오늘 별세하셧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장례식장’이라는 내용과 함께 웹페이지 주소(URL)가 있었다. 당시 대화 중에 필자는 무심코 문자를 열어볼 뻔했다. 그러다 문득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직접 전화를 했고 메신저 피싱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    

 

직장 상사로부터 온 문자, 장례식장 위치를 알릴다는 웹페이지 주소를 클릭하면 안된다.


메신저 피싱이 진화하고 진화해 이제는 가족의 ‘부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지인 사칭이나 택배 관련 또는 공공기관 사칭이 다수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결혼식 ‘청첩장’이나 사망을 알리는 ‘부고장’까지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진짜 이보다 더 나쁜 방식이 있을까 싶다.   

  

이 정도면 막장 중의 막장이다. 이런 유형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경찰관인 필자도 이 정도인데 일반인들은 어떨까 싶다.     


무엇보다 ‘최고의 예방이 최고의 복수다’라고 말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면 몇 가지 확인이 필요하다.     


먼저 실제 가족이나 지인이 맞는지 반드시 직접 전화통화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납치를 당했다며 상대방의 울음소리나 다급한 목소리를 위조하는 때도 있으므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둘째, 긴급한 상황을 연출하더라도, 전화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로 송금을 해서는 안 된다. ‘혼은 빼놓는다’라는 말이 있다. 메신저 피싱의 경우 접속 후에는 휴대전화에 있는 개인정보와 연락처 등을 빼간 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속인다. 그러다 보면 놀라고 당황해 무심코 금전을 송금하게 된다. 무엇보다 침착이 중요하다.     


세 번째, 가족이나 지인 본인이 아닌 제3자의 계좌로 송금 요청을 할 때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자신의 전화가 망가져 액정을 볼 수 없다거나 은행 통장이 정지되어 다른 사람의 계좌로 송금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분명 택배와 온라인 상품권을 위장한 메신저 피싱이 많아질 것이다. 특히나 지방에 계신 부모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안부 전화와 함께 사고 예방을 한 번 더 정보를 알려드리는 게 좋겠다.   

  

만약 메신저 피싱으로 연락처가 유출되었다면 반드시 주변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혹시라도 순간적인 착각으로 메신저 피싱 문자를 열어 봤다면 반드시 가까운 휴대전화 대리점을 방문해 점검받아야 한다. 연휴 기간 방문이 어렵다면 전화금융사기 악성 예방 앱 ‘시티즌 코난’을 설치하고 악성 앱 설치 여부를 검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악성 앱이 설치되었다면 반드시 자신의 휴대전화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문자를 발송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경찰과 수사기관에서 아무리 많은 범죄자를 검거하는 것보다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이 범죄자들에게는 ‘최고의 복수’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제 서울 왔다는 할머니, 사실은 62년 전 일이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