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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Nov 15. 2024

이제는

(넋두리)

 이제는

눈밑 주름이 굵고 수가 많다.

많이 쳐지기도 했다.

하얗게 변해가는 머리카락은  얇고 푸석거리며 붕 떠 있다. 

자식들이 놓고 간

스프레이를 뿌리니 가라 않는다.

그 많던 머리숱은 빠져가는 근육처럼

 다 어디로 갔는가?

콜라겐 함유율이 높다는

마스크팩을 하나씩

볼이 아프도록 두드려가며

붙이기를 반복하니  

다시 피부가 팽팽해지는 

(그럴 리가 없겠지만)

나만의 느낌이 든다.  

또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혼자 피식 웃는다.  

머리밑살이 보인다는 원장의 말에

내 나이에 당연하지 말한다.

홈쇼핑에서 홍보하던

맥주효모 샴푸를

인터넷 와우쇼킹배달로 주문한다.

욕실 바닥에는 가늘고 힘없이 

탈색된 머리카락들이 뭉쳐져 있다.

매일 주어 담으며

매일 포기하려고 하면서

모자를 가방에 넣어 다닌다.

바람 불거나 헝클어져

훤하게 정수리살이 보여

스타일 겨지면 모자를 쓴다.  


거칠어져 가는  발바닥

윤기 나는 오일 크림을 바르고

두꺼운 양말을 신는다.

얇아져가는 손톱

매니큐어 칠하며

나만의 세월 모양내어도

굵은 손가락 주름은

어찌할 것인가?


환한 웃음 짓던  내 사진들

어디로 가고

멀리 걸어가는 내 뒷모습

까불거리는 내 손주의 쁜 모습만이

대폰 프로필을 채우고 있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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