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자아를 정상 수치로
자기 객관화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
어쩌면 꽤나 자기 객관화가 되었더랬다.
재능이 부족한 사람다웠달까.
비슷한 성과를 내려면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가능했고, 욕심부릴 여유가 없었다. 워낙 가진 게 없으니 하나하나 묵묵히 해야만 했달까.
걸음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주 느리게 깨달았지만, 삶의 질이 단숨에 오르는 것이 보였다.
문제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져버린 것.
자아가 고도비만이 되었더랬다.
자아 다이어트가 필요해
"이 정도는 갖춰야지."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지."
이때부터 나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쌓는 데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다 잃고 망가지는 데는 단 몇 년이면 충분했다.
어쩌면 몇 개월이었을지도.
비대해진 자아가 오히려 떨어지는 속도를 더했다.
땅에서 점점 위로 향했던 나의 위치와
크고 무거워진 자아로 인해
나는 중력을 더 세게 받아야만 했다.
아프다.
지상에 내려오고 나서야 깨닫는다.
너무 큰 자아는 나를 다치게 한다는 것을
아무것도 아닌 가볍고 겸손한 자아
적당히 무겁고 나약하지 않은 자아
보기 좋은 몸매를 갖춘 자아를 위해
다이어트를 꾸준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