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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Nov 28. 2022

수능을 망쳤는데 제 인생도 망한 걸까요?

영어 이야기 EP16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 벌써 2번째 수능 시험이 끝났다. 물론 지금은 수능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교 신입생 시절부터 시작하여 10년을 넘게 가르친 수능 영어와는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참 많다. 그중에서 수능 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들의 어두운 표정을 보는 것은 언제나 참 안타까웠다. 책상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연거푸 한숨만 쉬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그들은 울먹울먹 한 눈빛으로 내게 묻는다.


쌤, 수능을 망쳤는데... 인생도 망한 걸까요?

인생의 첫 번째 커다란 실패. 그들의 심정을 뼈저리게 잘 알기에 그들의 질문에서 떨림이 온전히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어린 그들의 실망감과 좌절감이 이해되고, 또 한편으로 수능을 먼저 경험한 어른으로서 조심스럽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본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들을 바라보며 씩씩하게 대답을 건넨다.


쌤도 수능 망쳤지만, 쌤 인생은 창창했는데?!

Life is unpredictable.


인생에서 언제나 찾아오는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가 있다. 첫 번째 시도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꾸준하게 도전한다면 반드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 이 기회를 우리는 세컨드 찬스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세컨드 찬스는 찾아오지 않는다. 반드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절박하게 노력해야만 세컨드 찬스가 찾아온다.


수능을 망쳤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인생의  번째 실패였기 때문에  실망감과 좌절감의 파급력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다랐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편하게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당장 눈앞이 캄캄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모를 깊은 근심과 걱정을 홀로 떠안아야만 한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거나 좌절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세컨드 찬스를 노려보자! 우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일에 미친 듯이 몰두해 보자. 설령, 중간에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스스로 해결해 보자. 그러면 세컨드 찬스가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나도 수능을 망쳤다. 심지어 재수 또한 딱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에 혼자 방황하는 시기에 우연찮게 영어 만났다. 그리고 영어에 미친 듯이 몰입했다. 그때까지도 영어를 통해서 세컨드 찬스를 만날 것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렇게 영어를 통해서 호주 워킹홀리데이, 미국 대학원, 해외 취업 등의 수많은 세컨드 찬스를 만나면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경험을 통해서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You will see your own second chance.


영어를 통해서 만난 내 인생의 세컨드 찬스 3가지


1. 호주 워킹홀리데이

Working holidays in Australia helped me save money for graduate school, improve my English skill, and experience a lot of different things.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미국 대학원 유학의 꿈을 가졌다. 4 동안의 대학 생활과 2 동안의 군대 생활을 마치고 4학년 겨울 방학에 드디어 3개의 미국 대학원에서 합격 메일을 받았다. 하지만,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원 학비를 마련할  없었다. 친구와 우연하게 나눈 이야기 속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되어 고민도 하지 않고 비자가 가장 빠르게 나오는 호주로 지원했다.


영어는 좋아했지만, 생전 해외에 가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되었다. 나름 열심히 공부해 온 영어로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정말 달랐다. 그들의 억센 호주 영어 발음을 들을 수도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앞으로의 나날이 걱정되었다.


수 십 개의 잡을 경험하고, 수 백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1억 원 정도의 대학원 학비도 마련하고, 영어도 나름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수능을 망쳤다고, 영어를 못한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호주 워킹홀리데이라는 세컨드 찬스를 만날 수 있었을까?


2. 미국 대학원

Graduate school in the U.S. helped me to study and research with some of the smartest people in the world and build a solid international career.


수능을 망치고, 재수도 망쳤기 때문에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비록 원했던 대학교는 아니었지만, 대학원이라도 해외로 가보고자 상상도 하지 못한 꿈을 꾸게 되었다. 신입생 때부터 전공과목과 교양 과목을 밤새 공부하면서 학점에 집중했다.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때에는 영어 학원으로 여행을 가서 토플과 GRE 시험을 공부했다.


대학교 4년 내내 성적 장학금과 영어 성적 장학금을 받고 공대 수석으로 졸업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덕분에 1년을 미루고 미국 대학원에 입학했다. 물론 경제적인 상황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 학기 때문에 연구실에 조인하기 위해서 많은 지도 교수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마침내 한 연구실에 조인할 수 있었다.


수 백개의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수 천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탄탄한 커리어를 만들고, 영어도 훨씬 더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수능을 망쳤다고, 학비가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미국 대학원이라는 세컨드 찬스를 만날 수 있었을까?


3. 글로벌 번역가

Being a global translator allowed me to speak English like a native, fulfill my dream of being a digital nomad, and finally achieve financial freedom.


대학교 신입생 시절부터 영어 과외와 영어 번역 알바를 하면서 영어 번역에 관심이 생겼다. 워낙 외국어와 다른 나라 문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한/한영 번역에 재미를 느꼈다. 학과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 영어 자료를 번역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번역에도 재미를 느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 음주 운전 때문에 법정에 내야 할 영문 서류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지인을 도와주었다. 법률 번역 경험은 없었지만, 인터넷과 책을 찾아가면서 번역을 완성했다. 다행히 일이 잘 해결되고 그분이 찾아와 감사함을 전할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미국 대학원 시절, 영어 논문과 영어 발표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한국인 석박사분들을 도와주었다. 서로의 전공들은 달랐지만, 과거 에세이 첨삭과 논문 첨삭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논문을 검토하고, 호주에서 마케터와 세일즈맨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발표를 도와주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 전공을 넘어 다양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다양한 에이전시를 만나면서 수 만개의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수 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꿈을 이루고,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영어 또한 한국어처럼 편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수능을 망쳤다고, 이전에 경험이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해외 취업이라는 세컨드 찬스를 만날 수 있었을까?  


A second chance will be waiting for you at the end of the road.


"수능을 잘 보았다고 인생이 피는 것도 아니고, 수능을 망쳤다고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럴 확률이 높을 뿐이지 반드시 그럴 것이다라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경험의 크기만큼 세상을 바라본다. 혹시 주위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것은 주위의 사람들의 경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인생을 그들의 좁은 경험 속에 가둘 필요는 없다!


수능을 망쳤다면 조금만 상심하고 다시 일어나서 나만의 세컨드 찬스를 찾아보자. 무언가를 간절하게 원하고 절박하게 노력한다면 반드시 세컨드 찬스가 찾아올 것이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그 무언가를 먼저 찾아보자. 미리 말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계속 찾아보자!


그 무언가를 찾았다면 벌써 반은 성공한 것이다! 이제 그 무언가에 미칠 듯이 몰입하자.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몇 번씩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에게 타협하지 않고, 앞 만보고 우직하게 걸어 나가 보자. 그 길의 끝에는 반드시 세컨드 찬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 하지만, 포기만 하지 말자.


영어를 통해서 만난 내 인생의 세컨드 찬스 3가지

1. 호주 워킹홀리데이
2. 미국 대학원
3. 글로벌 번역가




Slowly, but surely.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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