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야기 EP3
영어를 배우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특히, 테크놀로지와 소셜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지금은 편하게 집에 누워서 세계 반대편에 있는 미국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즐길 수 있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 한 멋진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리는 어김없이 오늘도 영어 학원을 찾고, 영어 과외 선생님을 찾는다.
영어 선생님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 시험 때문이다. 토익, 토익 스피킹, 오픽, 텝스, 지텔프, 토플, 아이엘츠, GRE, GMAT 등의 영어 시험에 대해서 배우고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이다. 3개월, 6개월, 심지어 1년 동안 공부해서 그토록 바라던 영어 점수를 받았다. 그다음에는? 영어 시험을 공부할 때는 시험이 끝나도 앞으로 영어 공부를 꾸준하게 할 거라고 결심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현실에서는 그때처럼 온전히 영어에만 집중하기가 더욱 힘들다. 열심히 공부했던 시간은 안타깝지만, 결국 이렇게 영어와 단절되어 버린다.
요즘에는 단순히 영어 시험의 목적이 아닌, 순수 영어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영어 선생님을 찾을까? 예를 들어 영어 회화 실력을 높이고 싶다면, 보통 가장 먼저 영어 회화 학원은 어디가 좋은지, 커리큘럼은 어떤지, 선생님 프로필은 어떤지, 원어민 선생님 수업은 어떤지, 수강료는 얼마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선생님과 나와의 케미가 잘 맞는지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생님 영어 실력이 제일 우선이지, 무슨 너와의 케미 타령이야?"
영어는 언어이다. 단순히 영어 실력이 좋은 선생님의 일회성 수업이 아닌, 수업 후에도 본인 스스로가 꾸준하게 연습할 수 있는 지속성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스스로가 영어를 꾸준하게 연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처음에는 커다란 목표와 넘치는 열정 때문에 스스로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되어 영어 수업을 시작하지만, 그것도 길면 2주, 짧으면 3일 정도밖에 효력이 없다. 사실 이 부분이 바로 좋은 영어 선생님의 몫이다.
좋은 영어 선생님이란 무엇일까? 해외 명문 대학/대학원의 학벌? 해외 시민권자? 오랜 해외 경험 생활? 유명 글로벌 기업의 경력자? 유명 어학원 스타강사? 10년을 넘게 많은 사람들과 영어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다. 좋은 영어 선생님은 나를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멍청한 질문에도 "Why not?"라고 외치면서 같이 정답을 찾아줄 수 있는 사람. 떨어진 영어 성적에도 "Don't worry about it, let's try it again!"라고 위로해 주면서 처음부터 같이 시작할 수 있는 사람. 망해버린 영어 발표에도 "You are so much better than the first time!"라고 격려해 주면서 스크립트를 함께 연습해 줄 수 있는 사람.
영어 가리키는 선생님이라고 유난 떠는 사람들은 피하자. 영어가 모국어 아닌 대한민국에서도 영어 잘하는 사람은 수 없이 많다. 자신의 영어 실력에만 취해있는 영어 선생님은 믿고 거르자. 내게는 그들의 실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의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영어 선생님으로 만나 이후에는 영어 멘토까지 되어 오랫동안 함께 영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이다.
올바른 영어 선생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질만 가지고 있다고 아무한테나 영어를 배우면 많은 돈, 시간,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 내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목표와 계획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있고, 그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진 영어 선생님을 찾아야 한다.
내 영어 실력에 맞는 영어 선생님 찾기
영어를 잘하고 싶지만,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영어를 잘하고 싶은 열정이 가장 뜨겁다! 올바른 영어 공부 계획과 방법에 대해서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영어를 잘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영어를 잘하는 토종 한국인 선생님과 케미가 잘 맞다. 선생님 또한 한국인으로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서 선생님이 이미 경험했던 영어 공부 방법을 보다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
어느 정도 영어를 잘 사용할 수 있지만, 혹시 실수하거나 틀릴까 두려운 사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면서 실수하고 틀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고치기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다. 오히려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감탄하고, 실수에 대해서도 훨씬 더 관대하다. 이런 분들은 영어 잘하고 해외 경험 많은 한국인 선생님 또는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 케미가 잘 맞다.
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외국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것이다. 어느 정도 영어가 가능하면, 영어 특유의 뉘앙스, 제스처, 문화 등을 이해해야만 외국인과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이는 수업이나 책을 통해서는 배우기 어렵고, 해외여행, 교환학생,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해외 유학, 해외 취업, 해외 이민 등의 해외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직접 스스로 해외 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많은 해외 경험을 통해 영어권 나라의 뉘앙스와 문화를 잘 이해한 영어 잘하는 한국인 선생님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배우고, 이후에 내가 직접 경험하면 된다.
또한,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 선생님과 케미가 잘 맞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하고 잘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한국에서 여행, 취업, 이민 등의 각자만의 목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한국어 연습이 필요하다. 아직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도 괜찮다. 그들을 선생님처럼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영어를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언어 교환하는 친구처럼 동등하게 생각하고 편하게 영어로 이야기해 보자. 대화 중간에 영어 단어가 생각 안 나거나 잦은 실수를 해도 괜찮다. 서로 영어와 한국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영어 실력은 금방 늘 것이다.
영어를 잘 사용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사람
이런 분들은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에게 영어를 직접 사용해 보자. 처음 만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어색함처럼 낯선 외국인과 함께 있을 때도 영어가 아닌, 분위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Small Talk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영어 대화로 이어나가 보자.
더 이상 선생님이 아닌, 친구이자 멘토로서 외국인과 함께 영어를 즐길 수 있다. 영어를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이 배워야만 한다는 것을 느끼겠지만, 괜찮다.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잠시 떨쳐버리고, 지금 당장 읽고, 듣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을 즐기자. 그 속에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영어 레벨 테스트를 통해서 영어 실력을 초급자(beginner), 중급자(intermediate), 상급자(advanced)로 나눈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이기 때문에 정리해 보았다. 나 또한 나의 영어 실력을 어느 하나의 레벨에 한정시키지 않았다. 사실 초급자 실력이었지만, 언제나 상급자 레벨의 영어 회화 수업을 들었다. 영어 단어 하나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계속 질문하고 실수해도 꿋꿋하게 더 영어로 말했다.
이런 언더독 정신이 충만하다면 자신의 영어 실력은 신경 쓰지 말고 바로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보자! 간단하게 "How are you?" 인사말로 시작해 보자. 보통 99% 정도는 친절하게 응답을 해주기 때문에 그다음 대사도 준비했다면 훨씬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당신의 영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것이다.
한번 만나고 땡인 영어 선생님이 아닌, 오랫동안 영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어 친구, 버디, 메이트, 멘토를 찾자! 그들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고, 연습하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지고 자신감은 높아진다. 결국 그들이 나의 좋은 영어 선생님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