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보면 늘겠지'의 무서움
'하다 보면 늘겠지'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이제는 안다. 그동안 나 역시도 '꾸준히 하다 보면 팬이 생기겠지?', '꾸준히 글 쓰다 보면 저절로 글 실력이 늘 거야.'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다. 꾸준히'만'하면 이길 거라고 확신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무작정 글을 많이 쓰면 늘겠지, 하고 매일매일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실력은 제자리인 것 같았다. 단지 글 쓰는 게 조금 편해졌을 뿐, 실력이 뛰어나게 늘지는 않았다. 내가 원했던 건, 글 쓰는 습관도 있었지만 글 실력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그 목표는 하나도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라는 책을 쓴 신은영 작가님이 2주 동안 글쓰기 첨삭을 진행한다고 해서 참여한 적이 있었다. 매일 A4용지 한 장의 글쓰기가 끝나면 내 글의 장점과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안 좋은 습관은 무엇인지 피드백을 해주셨다. 1년 동안 혼자서 글을 쓴 것보다 2주 동안 선생님의 코칭을 받은 게 훨씬 글 실력이 월등히 성장했다.
독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하루에 꼭 1시간은 독서에 시간을 투자했다. 읽고 바로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식의 루틴을 무한 반복했다. 물론 SNS에 책 리뷰를 올리는 등의 아웃풋 과정이 있긴 했지만, 실천해보고 내 삶에 적용해보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단순히 개수를 채우기 바빴고,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에 빠져 있기만 했었다.
'꾸준히 하면 된다'라는 말의 숨은 의미는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고쳐가면서 꾸준히 해야 된다'가 아닐까? 인풋을 했으면 아웃풋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인풋보다 아웃풋의 비율이 더 높아야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인풋도 질 좋은 인풋이어야 의미가 있다.
아웃풋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 건 불과 몇 개월이 안된다. 책을 읽은 지 6년이나 됐는데 이제야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아쉽고 안타깝다. 부디 다른 분들은 6년이란 세월이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