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몸을 위해 문득 세운 결기 -
“작가님, 식사 때 정말 이렇게 나물만 드시는 거예요?”
‘상추 3종, 고수, 쑥갓, 루꼴라, 청겨자, 케일에 현미밥’, ‘파종인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현주 작가님의 SNS에 올라온 밥상사진이 나의 일상에 파문을 일으켰다.
사진을 보며 식사 때마다 다른 반찬은 안 먹고, 5월의 청량함이 폴폴 풍기는 여린 채소들만 먹으면, 나의 몸도 옅은 초록으로 물들어 버릴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어릴 때 할머니 댁에서 누에에게 여린 뽕잎을 얹어주면 사라락 사라락 소리를 내며 먹었는데, 나중엔 뱃속이 초록으로 물드는 것이 훤히 보였던 기억이 났다.
마침 저녁에 작가님을 줌으로 뵐 일이 있었는데 거두절미하고, 진짜 식사 때 그렇게 드시는지 질문부터 했다.
“저희 집에서는 최근 3년 동안 고기를 구워 본 적이 없어요. 아들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고기를 안 먹고 싶어 해서요. 어쩌다 일이 있어서 고기를 먹어야 할 때는 먹긴 해요.”
“오 마이 갓! 우리 집에서는 사흘이 멀다 하고 고기를 구워 먹는데……. 고기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마냥 허전하고,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거든요.”
환경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작가님의 이야기에 순간적으로 내가 과하게 먹고, 소화가 잘 안되어 힘들었던 요즘 일상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동안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해 오고 있고, 순환이 잘 안되어 매일 아침 붓기를 달고 살면서도 고기와 밀가루를 끊지 못하고 과하게 먹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평소 작가님이 자연과 더불어 욕심 부리지 않고 본질에 충실하게 사시는 것을 보고 내심 반성하던 차였는데,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마침 그 날 저녁 ‘학부모 독서 동아리’에서 읽기로 한 책, 조승우 작가님의 『채소•과일식』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결기를 다지게 되었다. 밀가루, 고기, 가공식품 등이 얼마나 우리 몸에 해로운지를 깨달으며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식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코로나-19에 걸려 심하게 아팠는데, 몸이 아프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마음은 해야 할 일로 머릿속은 복잡한데, 도대체 몸이 말을 안 들으니 스트레스만 더 많이 받았다.
게다가 가족 중에 누군가 아프면 집안이 다 우울하고 힘들다. 나는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나로 인해 슬픔에 빠지는 가족을 생각하면 책임감이 무거워진다.
가짜 배고픔으로 허겁지겁 먹는 습관, 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먹는 습관, 바쁜 일상에서 잠깐의 달콤함과 청량감을 즐기는 습관, 회식자리에서 성찰 없이 과식하는 습관 등을 버리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 건강한 제철 음식 위주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마음이 해이 해 질 때는 김현주 작가님의 ‘채소 밥상’을 떠올리며 한 번씩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싱그러운 초록 밥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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