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이렇게 봄이 찾아들면 좋겠다.
봄의 문턱에서
사악한 봄이 찾아든지도 벌써 두해
여전히 세상은 사악하기 그지없다.
사악한 것은 정당함으로 포장되었고
익숙했던 일상은 어느덧 사치가 되었다.
'주장은 난무하고 책임은 따르지 않는다.'
이것은 고전인가? 신조어인가?
정치에 언제 책임이 있었던가?
다 부질없는 헛된 망상 일지라.
망상과 현실 사이 어디쯤 헤매던 날
봄이 슬며시 찾아든다.
피부에 와닿는 햇살은 따스하고 볼에 부딪힌 바람은 살랑인다. 잠시나마 사악한 것들을 잊는다. 그리고 빼앗긴 일상을 소환해 본다.
오늘처럼 이렇게 봄이 찾아들면 좋겠다.
주장의 진의도, 책임의 실체도, 정치의 진정성도 헤아리기 어려운 오늘이지만
미련스럽게 봄을 기다린다.
오늘처럼 이렇게 봄이 찾아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