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과 인연이 아닌 것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연인 줄만 알았던 착각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인연이 아닌 현실을 마주했을 때의 괴로움은 참으로 고통스럽다.
우리의 평행선은 끝내 만나지 못하였다.
태초부터 만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럼에도 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서 살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인연이 아니지만 동시에 인연이기에 너를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같은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사실,
눈물 속에서도 애써 웃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니까 네가 너무 자책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너의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현명하고 이성적인 선택이 아닐지라도,
너의 행복을 찾아가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