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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 만난 물개 Apr 04. 2021

다이빙 강사면 최대 몇 미터까지 내려가 봤어요?

많은 분들이 깊은 곳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스쿠버다이빙이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더 깊은 곳에 대한 열망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새내기 다이버나 다이빙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의 경우에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리가 취미로 즐기는 레크레이셔널 다이빙의 한계 수심은 40m이다.


즉, 레크레이셔널 다이버 중 그 누구도 40m 보다 더 깊은 수심으로 내려갈 수 없다.
여러분과 나는 물론이고, 경험 많은 다이브 마스터님이나 강사님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한계가 정해져 있기에, "최대 몇 미터까지 내려가 보았냐"라는 질문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게 된다.


우선 오해를 바로잡자면, 스쿠버다이빙에서는 얼마나 깊은 수심을 내려갔다 왔는지는
다이버의 실력과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오히려, 필요한 준비를 하지 않고 40m 이상의 깊은 수심에 도전한 다이버는 무모하다는 질타와 함께 다이빙을 제한당하는 불상사를 겪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조금 전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자기 자신을 무모하게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만약 40m 보다 깊은 세계가 궁금하다면, '테크니컬 다이버'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수강하여 '감압 절차와 필요한 스킬'을 배움으로써 더 깊은 세계에 들어갈 자격을 얻어야 한다.

사진 출처 : pxhere.com


그렇다면 왜 하필 40m 일까?
관련 이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여러분이 재미를 느끼지 못할 확률이 크니, 간단하게만 언급하겠다.
바닷속에서는 깊이에 따라 수압이라는 높은 압력이 발생한다.
이처럼 고압의 환경에 우리 몸이 놓이게 되면 신체의 생리학적 작용 중 일부가 변하게 된다.
고려해야 할 많은 요소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산소'와 '질소' 기체이다.
고압의 환경(깊은 물)에서는 '산소'와 '질소'가 우리 몸속에서 평상시와 다르게 작용한다.
이와 같은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압의 환경(40m 이상)에 머무르게 되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상당히 증가한다.
이것이 고압 환경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40m 이상으로 내려가는 것을 금지하는 이유이다.

사진 출처 : pxhere.com


다이빙을 하다 보면 간혹 본인이 "50m까지 내려가 보았다", "나는 모험을 즐기기 때문에 자주 40m 보다 더 깊이 다녀오기도 한다"와 유사한 부류의 이야기를 자랑처럼 늘어놓는 분들과 마주할 때가 있다. 여기서 진정한 문제는, 그런 분들의 무모한 모험담에 눈을 반짝이며 흥미를 보이는 새내기 다이버분들이 계시다는 점이다.
이런 잘못된 정보를 들은 새내기 다이버분들의 머릿속에 '깊이와 실력에 대한 잘못된 상관관계'가 형성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 많은 다이빙을 겪는다면, 새내기 다이버일  때 들었던 '50m 다녀온 사람'의 모험담이 잘못된 행동이었고, 무모한 행위였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다이빙할 기회가 많지 않은 대부분의 입문자분들은 잘못 형성된 개념을 바로잡기가 상당히 힘들다. 대다수는 이를 바로잡을 기회 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의 아이들이 동네 형의 옳지 않은 행동을 보고 잘못된 길에 빠지기 쉬운 것처럼, 새내기 다이버들 또한 이런 위험에 노출되기 상당히 쉽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스쿠버다이빙은 경쟁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물속에 편안하게 오랫동안 머무르는 능력이 스쿠버다이버의 실력을 판단하는 척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 수심을 가지고 누가 더 다이빙을 잘하는지를 경쟁하는 행위는 스쿠버다이빙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였음을 뜻한다. 최대 수심은 다이버의 실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바다와 한 몸이 되어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 여러분은 진정 실력 있는 다이버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필요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

40m 보다 더 깊은 바다를 탐험하는 것은 지금까지 배운 것과는 다른 새로운 다이빙의 영역이다.

사진 출처 : pxhe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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