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이달의 코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집과 가까운 함안인데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은 곳들이 많았다.
첫 코스는 말이산 고분군이었다. 비가 와서 아쉬웠는데, 웨딩촬영을 할 만큼 사진 찍기 좋은 장소라고 한다.
함안박물관에 가서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었다. 아라가야에 대한 애정이 나에게도 느껴져 어떤 박물관보다 진하게 다가왔다.
1박 2일 팀이 여기를 다녀가서 유명해졌다는 무진정에 가보았다. 정자에 앉아있으니 바람이 살~살~ 불어온다. 낮잠 자면 딱이겠다 싶다.
다음은 연꽃테마파크. 며칠 뒤면 떨어질 거라 마지막 모습이라고 하는데, 내 눈엔 그저 예쁘기만 하다. 생생할 때의 연못은 얼마나 더 예쁘단 건지.
마지막 코스는 바로 드월파크의 물놀이다.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진다. 비 맞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빠랑 아들은 물놀이를 하고, 나는 짐을 맡기로 했다. 화장실 다녀온단 나의 말에 아들은 얼른 다녀오라고 성화다. 물놀이가 급한가 보다.
다섯 시까지 뭘 하며 버틸까 하며 앉아있는데, 비가 오니 노란 믹스커피 한잔 생각난다. 감사하게도 매점이 있어서 한잔 사마셨다.
아들이 미끄럼틀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시간이 벌써 40분이 지났다. 그러다가 회전 물놀이 타임이 되었다. 아빠는 지켜보고, 아들은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탄다. 그리고 난 그 모습을 지켜본다. 아들이 노는 모습을 한 명은 밑에서, 한 명은 위에서 지켜본다. 물놀이는 조심할수록 안전한 거니까.
그렇게 15분의 두 타임이 끝나고 마이크를 쥔 분이 외친다.
지금부터는 어머님들 타임입니다. 엄마가 아닌 사람들은 모두 물밖으로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어어!! 저기 어린아이 4명, 엄마 아니잖아요? 빨리 나가세요.
거기 아버님 한 분! 혼자 거기 계시면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금부터는 어머님들 타임입니다. 하루 종일 아이들 돌본다고 고생 많으십니다. 즐기십시오!
아이들과 아버님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드디어 기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도레미파솔! 에서 솔음으로 "와~~~~"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이들 즐기라고 데려온 이곳에서, 엄마들의 즐거움까지도 살뜰하게 챙겨주는 마음씨가 참 감사하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남이지만,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어머님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길 바란다.치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