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독서 취향

신남매의 독서법

by 눗씨

음식은 아이의 취향 파악하기가 쉽다. 아이가 잘 먹는 것, 아이가 안먹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취향 찾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끊임없이 눈치를 보게 된다. 우리 둘째는 여자 아이에 자기 표현하는 걸 좋아해 스스로 말하곤 한다. "이거 너무 재미있어." "엄마, 이 이야기 너무 이상해." 그러나 첫째 아이는 당최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어떤 책이 취향에 맞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스스로 얘길 해주지 않는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쌓이는 경력치(?)로 가늠해 볼 수 있다.

해리포터를 읽고 또 읽으니 이런 취향~ , 셜록홈즈 시리즈를 계속 읽고, 재석이 시리즈를 깔깔 대며 웃는. 이런 아이의 행동을 보고 어느 정도 취향을 알 수 있다. 가끔 속으로는 '니 취향에 맞는지 힌트 좀 줘봐.'이지만 진지하게 묻지않고 지나가며 슬쩍 던지며 "그 책은 어땠어?"라고 묻기도 한다. 아이는 "끝이 너무 흐지부지 끝나서 싫었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거 특이한 얘기야.""슬픈 내용은 싫어." 라고 대답하고, 나는 이렇게 아이의 취향을 파악해 나간다.

하지만 이 취향이라는 것도 아이가 성장하며 바뀌기 마련이다. 고학년이 되고, 사춘기가 되면서 더욱 어려워진다. 안그래도 사춘기가 되면서 책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아이에게 절친 책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엔 실패하는 책들이 많다. 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는 빨리 후속 이야기를 내지 않고, 아이는 책에게 더 까다로워 진다. 인터넷을 뒤져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겨우 찾아 사뒀는데 거들떠도 안보면 허무하고 시간 아깝고 돈도 아깝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가 읽지 않으면 내가 읽으면 된다. 또 내가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 상황 등을 이야기해주면 '운좋게' 아이가 관심을 보이고 읽기도 한다.

아이 둘을 키우다보면 같은 뱃속에서 나왔지만 책읽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게 신기하다. 첫째는 그냥 방랑 독서가이고 둘째는 성실 독서가이다. 첫째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자세, 내 맘대로인 자세로 책을 읽고 둘째는 책상위에서 정자세로 책을 읽는다. 첫째는 주변이 시끄럽든지 말든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화장실에서, 또는 뷔페를 먹으면서 책을 읽고 둘째는 오빠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 이른시각, 눈 뜨자마자 불을 켜고 조용히 책을 읽는다.


책 정리법도 신기하다. 첫째는 책에 그대로 밑줄쭉. 끄적끄적이고, 둘째는 다이어리에 가지런히 정리한다.

나는 각자의 성향대로 읽고 정리하는 모습 그대로가 좋다. 첫째의 끄적인 책도 둘째의 가지런한 다이어리도 나에겐 보물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독서 하나로 한사람의 모습이 보인다는 게 신기해 나의 독서 모습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독서 습관 중 좋은 모습을 나또한 본받기도 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자꾸 거슬렸지만 아이가 책을 읽고 생각해내는 말들, 아이의 손떼가 묻은 책들을 보며 지금은 그저 책읽는 내 아이의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이를 관찰해 보자. 아이의 독서 취향을 통해 내 아이를 좀 더 알수있게 된다면 아이와 책을 통해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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