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맛 에세이
날개를 힘차게 퍼덕이며 낮게 나는 작은 새들. 작은 발로 체중을 지탱하며 종종거린다. 뒤뚱뒤뚱 땅을 걷는 모습도 너무 귀엽다. 정답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진정 정겹다. 그런데 가만. 왜 새소리를 ‘정답게 지저귀는 ’이라고 표현했을까? ‘정답게’의 사전적인 의미는 [따뜻한 정이 있다]라는 말로 보통 사이 좋은 부부관계를 의미한다. 왜 작은 새들에게 ‘정답게 지저귄다’라고 표현했는지 나이 40이 되어서야 알았다니 부끄럽지만 혹시 아직도 모를 만에 하나 한 사람을 위해 글로 기록해보는 것이다.
낮게 날며 정답게 지저귀는 이 작은 새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항상 무리가 있고 한 녀석을 다른 녀석이 종종 거리며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날아가버리면 쫓아 날아가고 함께 하늘을 비행하다가 한 녀석이 나뭇가지에 앉으면 그 위 아래,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작은 새. 그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고 한 두 마리가 항상 사이좋게 붙어있었다. 암수로 짝지어진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새삼 그들의 모습이 정말 정다워보였다. 사랑스러워보였다. 샘이 날 정도로.
오늘도 작은 새 두 마리가 종종걸음을 하며 내 앞에서 걷고 있다. 한 녀석이 날개를 퍼덕이다가 올라가자 같이 있던 새도 날개를 펴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머리 위 나무위에는 또 다른 무리가 정답게 지저귀고 있다.
나는 몰랐는데 너희는 항상 함께였구나. 너희는 절대 외롭지 않겠구나. 항상 붙어서 그렇게 정답게 지저귀는 것이 너희가 세상에 주는 기쁨이고 유익이겠구나.
정다운 그 녀석들을 바라보며 남편 생각이 절로 났다. 오늘도 남편 곁에 착 달라붙어 있어야지. 내 사랑, 내 편, 내 남자. 저 작은 피조물도 저렇게 정답게 지저귀는데 질 수는 없지. 나도 남편 곁에서 낮게 날고 종종거리며 정답게 지저귀고 싶다. ‘나한테 왜 그러세요’ 남편은 손사래를 치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인간은 낼 수 없는 소리를 작은 새들은 정답게 지저귀는지도. 그게 인간이 아니라 작은 새여서 아름답게 들리는지도. 그들에겐 다툼도 없고 분냄도 없을텐데...
갑자기 유유자작 하늘이나 날고 정답게 지저귀는 너희들이 왜 부러워지는건지. 그런 너희들이 내는 소리라서 정답게 들리는걸거야. 오늘도 세상에 아름다운 소리로 존재를 알리고 마음껏 날개를 펼치렴. 우리는 항상 여기서 이렇게 다정하게 지저귀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