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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크다스 Oct 12. 2021

안녕, 내 남자친구 01.

우리, 첫 만남

안녕, 너무 멋진 내 남자친구.


우리가 처음만난 날 기억하고 있니? 우리 서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지. 사실 우리 만남은 그렇게 크게 대단한 만남은 아니었어. 누구나 만날 법한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어.

너는 처음 오는 그 장소에서 어색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계속 전화를 했던 것 같아.

물론, 나도 그런 어색한 기류를 없애고 싶어 휴대폰만 만지고 있었지. 이 후 너가 그랬었지. 내가 그렇게 무섭게 보였다고. 나도 그랬어. 내가 본 너의 첫 인상은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였지.

나는 너가 입었던 그 옷 스타일 아직까지 기억해. 왜냐하면 너가 입은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 주황색 골덴바지에 가디건, 그리고 첼시부츠를 신고 있었지. 볼은 상기된 듯이 조금 빨갛게 올라왔었어.

지금에서야 이야기하지만 처음 봤을 때도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했어. 왜 여태껏 말 안했냐고?

그냥, 내가 처음부터 흑심 품고 있었던 것 같잖아. 그래서 말하기 싫었어. 그리고 이건 너가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을 때까지 평생 비밀이야.


우리는 처음 간 그 장소에서 지정된 자리로 찾아가 앉기로 했지. 내심 나랑 같은 팀 이었으면 했어. 그냥 그 때는 너에대한 약간의 호기심이 있었거든. 너는 그 작은 곳에서 길을 잃었어. 어딘가 어설프게 버벅거리는 너가 신기했어. 어디로 갈지 몰라 당황한 너 얼굴을 보는게 왜이리 재밌던지. 말했지, 첫 인상은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였기 때문에 너의 그런 모습이 신기했어. 그 큰 키로 어정쩡한 모습이란. 이 후 우리는 다 함께 모여 술자리를 가졌어. 괜히 너와 친해지고 싶어 너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어. 살짝 상기되어 있었던 볼은 이제는 얼굴 전체가 빨갛게 피어올라있었지. 무슨 술을 벌써 이렇게 많이 마신건가 하는 생각을 했어. 알고보니, 술 한 잔에 한 병은 마신 것 같이 얼굴 색이 변하는 타입이였지 뭐야. 술을 마시며 주위의 사람들과 조금씩 어울려 노는 너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굉장히 달랐어. 무뚝뚝할 거라 생각했던 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지. 환하게 웃으며, 여러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너의 모습은 굉장히 의외였어.


자연스럽게 너의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어. 알고보니 너는 나와 나이가 같더라. 그런 점도 내심 좋았어. 너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기 때문인 것 같아. 게다가 SNS까지 열심히 하는 남자인 친구라니. 평범한 남자들과 달리 너의 다양한 경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신비로웠어.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말라있던 차에 너는 나에게 신선한 이슈였어. 너와 이야기하며 만날수록 정말 편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고민도 잘 상담해주는 그런 사람이라 여겼지. 너와 함께 있으면 굉장히 즐거웠어.  그 시절의 너도 나와 함께 있으면 즐거웠니? 이 전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솔직하게 물어봤을거야. 왜냐고? 음... 그건 이 후에 내가 알려줄게. 차차 이야기할 시간은 많으니까.



-



너도 당연히 기억하고 있을거야. 우리는 대외활동에서 처음 만났어. 처음 본 너의 모습은 누가봐도 매력적인 사람이었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너에게는 당연히 여자친구가 있었지. 역시, 멋지고 잘생긴 남자들은 다들 임자가 있다더니...이런 생각을 했지. 그 때 너와 만나고 있던 여자친구는 같은 여자가 봐도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예쁜 사람이었어. 너의 메신저를 확인하다가 프로필 이미지를 하나씩 보게되었어. 너희 둘은 일반적인 커플룩이 아닌 시밀러룩으로 착장을 맞춰 사진을 찍었어. 그 사진을 보면서 '너'같은 사람은 저런 매력있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 지금 이 이야기를 한다면 너는 반드시 놀라겠지?

너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단순히 친구로써 가져야하는 마음만 가지려고 했어. 친구로써 너에대해 궁금했고, 너라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었어. 하지만 당연히 어느정도 선을 지키는 한에서.


얼마뒤 나는 너가 아닌 다른 남자친구와 만나게 되었어. 사실 지금와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아. 어쩌다가 서로 연락하게 되었는지, 어쩌다가 서로 만나게 되었는지, 어느 것도 정확히 기억나는 부분은 없어. 하지만 정말 또렷히 기억하는 부분이 있어. 그 날은 그 남자친구와 영화관에 가서 공포영화를 봤었던 것 같아. 영화를 보고 화장실에 잠시 들린 순간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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