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심인 것과 상대방이 진심이라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
결혼하기 전, 친한 형이 자신의 결혼생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형의 철학은 이랬다.
내가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어린 나이였던 나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면 되는 거구나’ 하며, 무릎을 쳤던 기억이 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나는 엘레브와 결혼을 했다. 오랜 친구 생활과 연애로, 우린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안다고 생각했고, 내 방식대로 엘레브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결혼 생활이 그렇듯, 우리 사이에서도 여러 부분에서 충돌이 생기고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이유로 마음이 상하고 다투지만, 내가 마음이 상하는 포인트는 늘 같았던 것 같다.
내 진심을 몰라준다
결혼하기 전까지의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꽤나 자기 중심적이인 사람이었고, 상대방이 내 진심을 몰라줘도 잘 이해 못하는 상대방 탓, 내가 상대방 진심을 몰라줘도 잘 표현 못하는 상대방 탓이었다. 이건 결혼 직후에도 마찬가지였고, 늘 이 때문에 말다툼으로 번지곤 했다.
‘왜 내 진심을 몰라줄까?’라는 질문을 가진 채 씩씩대다가, 번뜩 앞서 이야기했던 친한 형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게 말하자면, 내가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진심이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잘 모르는 이유는 늘 두 가지다. 내가 표현을 잘 못하거나, 상대방이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메시지는 보내는 사람이 있고, 받는 사람이 있다.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이 둘 중 하나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늘 진심을 몰라주는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사랑하니까’, ‘널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지, 내 스스로 만을 위해 행동을 하겠는가? 마음이 심하게 상할 때는, 이걸 몰라주면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지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내 진심을 알기 어렵다면, 내가 어떻게 진심을 전달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나의 잘못된 단어 선택이, 문장 구조가, 행동 습관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진심을 오염시키고,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너무나 사소한 습관이어서 나 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그 사랑을 느끼게 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데도 상대방이 느끼지 못한다면 이보다 안타까운 것이 있을까? 그렇다고 몰라주는 상대방에게 화만 낼 수는 없다. 내가 효과적으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내 진심을 전달할 만능키를 아직 찾지는 못했다. 작은 단서 하나만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을 뿐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내가 전달한 진심이 어떻게 느껴지는 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면, 내 행동과 말이 객관화되고, 문제를 찾아 바꿀 수 있다.
이건 비단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인간관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여러 인간관계에서 소통을 하고 상대방에게 여러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데 유독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물론 메시지를 받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내 스스로 최선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건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내 말 한 마디, 작은 행동 하나를 점검한다. 무의식적으로 한 말 한 마디 때문에 또 다시 내 진심이 오해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jcob_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