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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 Oct 02. 2024

[책서평] 도둑맞은 집중력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집중력!!

 그 까이꺼 뭐 좀 없으면 어때!!

나이 들면 좀 떨어지기도 하고 원래 좀 떨어지기도 했고 뭐 그런 거 같은데 도둑맞을 게 있겠어?

삶에 큰 불편함은 없는데... 음..  

이라는 나의 안일하고 무지한 생각은 첫 장에서 바로 무너졌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속임수에 휘말려 산만함에 위로를 얻고 

잠깐 정보만 확인하자고 집어든 핸드폰에 정신이 팔려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결국 제목만 훑어보고 끝내는 나의 습관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상은 아닌 것이 틀림없다.

그래도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충격적일 따름이다.  

매주 일요일 아침 핸드폰에서 알려주는 지난주 대비 이번주 스마트폰 사용량 알림을 서둘러 끄며 외면한 것은 일말의 양심이 그나마 남아 있다는 것이었을까?



저자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삶의 패턴을 꼬집으며 그것이 왜 문제인지를 지적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많은 정보 속에 그 어느 것 하나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영혼을 뺏긴 다수의 인류는 여전히 지금도 잠들지 못하고 수십억의 시간을 대가 없이 누군가에게 바치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기술의 진보는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쏟아 넣도록 유혹하고 있으며 무한스크롤 속에  우리의 시간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 기업은 사람들의 시간을 흡혈귀처럼 빨아들여 자신의 부와 수명을 키우고 그런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과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너무나 이상한 일이 아닌가. 잠깐 날씨를 확인하려고 스마튼폰을 집어 들었다가 마침 내가 고민해던 물건이 싸게 나왔다는 알람을 보고  정신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있거나, 강의 하나 들으려고 유튜브를 켰다가 그것과 전혀 상관없는 영상에 낚여 정작 내가 뭘 보려 했는지 방향을 잃어버린 나는 이대로 괜찮을까? 과연 이 정도의 집중력 도둑은 허용해도 괜찮을까?

출처 : 인스타툰


잠을 뺏기고, 문턱이 낮아진 정신과적 진단에 쉽게 약물에 노출되며 (물론 정신과적 약물치료는 중요한 것이기는 하다), 근본도 알 수 없는 음식물로 뇌를 파괴하고, 신체의 일부처럼 매달고 다니는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몸을 내주고 사는 나는 정상인가? 그 사이에 무차별적으로 망가지는 뇌의 기능은 현대인의 삶이 그런 거려니 하며 받아들이고 살면 되는 걸까?


인류는 오랫동안 잘못된 관습을 바로 잡고, 해가 되는 것을 고쳐가며 살아왔다. 프레온 가스가 오존을 파괴하는 것을 알게 되자 다른 대체제를 사용했고, 납중독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것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단호하게 중지시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불편해진 거은 없다. 다른 더 나은 대체제를 금방 찾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자각과 진보하는 기술 그리고 다수의 옳은 걸음은 지금 처한 집중력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적이 있었던가?

문제를 인식하고,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며, 우리의 삶의 패턴은 이 기술과 집단의 문화 속에 어떻게 자리 잡아야 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자연스러운 일임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하면 집중력이 좋아집니다를 알려주는 자기 개발서가 아니다. 

사회인문학 책이며 오늘 우리가 직면한 인류의 현상과 문제를 적나라하게 꼬집으며 그 해결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한 책이다. 


부디 이런 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요한하리

#집중력

#스마트폰

#사회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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