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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Ah Apr 18. 2022

겨울이었다. 그리고… 이젠 봄.

우리의 기억도 언제나 봄처럼 따뜻하고 아름답기를

잠이 오지 않는다.

졸린데 잘 수가 없다.


오늘 드디어 모든 학부모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한 아이 어머니랑 계속 연결이 안 돼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저녁에 전화가 왔다.

“선생님 너무 죄송해요. 예배 중이라서 못 받았어요.”

  아이는 교회를 다니는데 어제오늘 내가 연락한 시간이 하필 예배시간이었던 것이다. 친한 동생에게 들으니 오늘이 부활절이란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교회일로 바쁘셨겠다 싶어서 ‘내일 다시 해야겠다마음을 먹은 터였다.


 “어머니 제가 최근에 좀 자주 아팠죠. 몸도 안 좋고 그래서 본가로 가게 됐어요.”

 하는 말에 어머니는 내 걱정을 해주셨다.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여 걱정이었다고. 일단 가서 좀 쉬시라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우리 큰 아이 작은 아이 모두 가르치시느라 고생하셨다고.

 이 어머니와 전화를 끊고 나서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눈물을 좀 멈추고 싶어서 사다 놨던 상자를 꺼내서 짐을 싸려고 하는데 눈물이 멈추기는커녕 이제는 꺼이꺼이 울었다. 그동안 참았던 게 터져 나온 것 같다. 학부모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는 게 편치 않았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픈 걸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다.



 금요일에는 내가 처음 왔을 때부터 왔던 남매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게 그 아이 1학년 겨울방학이었는데 이제 그 아이가 5학년이 됐다. 누나는 고등학생이 됐고.

 그 아이의 어머니도 나의 건강을 염려해주시며 잘 가라고, 응원해주셨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크지만 우리 부모님의 마음도 너무 알겠다고 하시면서…

 또 그 전에는 한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시면서 꼭 다시 오시라고도 하셨다.

 


 여기 있는 동안 참 힘들었는데 이런 말씀들을 해주셔서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울었나?

 모르겠다. 내가 왜 자꾸 우는지.

 뭐가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다 정말.

 확실한 건 그 아이가 중학교 가는 걸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하게 돼서 아쉽다. 중학교 가서 교복 입은 걸 보고 싶었는데 그걸 못 보는 게 이상하게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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